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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안방 TK에 부는 남녀 직업 성 파괴 바람

  • 입력 2017.07.31 00:00
  • 기자명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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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아티스트, 캐디, 간호사…

여성 전유 직업군에 남성 대거 진출

대구 중구 민뷰티샵에서 양성준(25ㆍ왼쪽)씨와 김민준(31)씨가 네일아트를 담당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남녀 직업이 정해져 있나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되죠.” 보수의 안방 TK에서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직업군에 남성들이 대거 진출, 남녀직종의 성 파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간호사와 골프장 도우미인 캐디 직종에 남성이 늘고 있는 것은 힘든 업무 성격 상 여성 인력 공급이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지만 손톱과 발톱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네일아트 영역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 민뷰티샵에는 대학 선후배인 김민준(31) 양성준(25)씨가 운영하는 대구 유일의 네일가게가 있다. 양씨는 대구에서 3명 뿐인 남성 왁서(waxer)이기도 하다. 왁서는 신체에서 불필요한 털을 제거하는 직업이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남성 네일 아티스트는 8명. 2015년 양씨가 처음 네일아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대구에서 활동하는 남성 네일 아티스트는 2명에 불과했다. 2년 만에 4배로 증가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10여 명의 손님을 맞는 양씨는 “네일과 발과 발톱을 관리하는 페디큐어, 왁싱 작업을 하는데 체력이 중요하다”며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도 늘고 있어 남성 뷰티 종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네일업계에서는 낯설지만 헤어샵 프랜차이즈 대표는 대부분 남성”이라며 “언젠가 훈남 네일아티스트로만 구성된 네일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캐디 업종에도 남성 바람이 거세다. 경북 안동 남안동골프장은 전체 캐디 중 남성 비율이 절반을 넘고, 대구경북 50여 개 골프장 캐디 4,300여 명 중 남성 캐디는 10% 선을 넘고 있다.

골프장 관계자는 “매년 골프장이 늘면서 캐디가 부족, 노캐디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며 “남성 캐디들을 어색해하는 손님도 있지만 힘과 운동신경이 있기 때문에 경륜만 쌓이면 도우미 역할로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남자 간호사도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간호사 1만5,000여명 중 남성간호사는 470여명 정도로 3.1% 수준이다. 대구 지역 처음으로 남성에게 간호사 직종을 개방한 파티마병원에는 2008년 10명이던 남성 간호사가 올해 32명으로 10년 새 3배가 됐다.

병원 관계자는 “초반엔 남성간호사들이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힘이 많이 필요한 영역에 투입됐지만 지금은 일반 병동으로 일터가 확장되고 있다”며 “미래 세대 살아남는 직종 1순위인 간호사에 남성의 역할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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