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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방송으로 교통안전 캠페인… 시골 사망사고 ‘확’ 줄였다

  • 입력 2017.06.12 00:00
  • 기자명 권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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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경찰서, 사망사고 전년 동기 대비 3분의1로 감소

베스트 교통경찰로 선정된 군위경찰서 교통관리계 직원들. (왼쪽부터) 배재동 경정, 이기혁 경위, 황철규 경사, 황문현 경사, 장병덕 서장, 손약락 경위, 권인오 경위, 최호원 순경, 김정곤 경위, 장유정 순경. 군위경찰서 제공

고령인구가 압도적인 한 농촌지역에서 경찰이 스피커를 이용한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여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군위경찰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관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명에 비해 거의 3분의 1로 줄었다. 노인 교통사고가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간단한 아이디어로 사망사고를 60% 이상 줄인 경북 군위경찰서 얘기다.

군위 지역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35.9%. 경북 두 번째다.

교통사고 사망자도 해마다 늘었다. 2014년 9명, 2015년 12명, 지난해는 15명에 달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15명 중 11명이 65세 이상이었다.

경찰은 노인들은 교통법규 준수에 대해 상대적으로 둔감한데다 운동신경이 떨어져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부임한 장병덕(56) 군위경찰서장은 교통사망 사고를 줄이려면 어르신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교통캠페인에 나섰다.

외근 경찰관 1명이 매일 6명 이상의 주민에게 5분 이상 교통사고 예방 및 홍보를 하는 ‘안전군위 365 홍보’를 새로 시작했다. 이전부터 해 오던 ‘논두렁 밭두렁 찾아가는 홍보’, 이장회의와 각 기관 교육에 참가해 홍보하기, 일몰 후 농기계 운행 발견 시 안전한 곳까지 안내하기, 야간 보행자 순찰차 태워주기의 활동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마을마다 설치돼 있는 방송시스템을 활용한 ‘교통방송’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계 황철규(49) 경사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교통방송은 동네 어귀에 설치된 스피커로 매일 3차례씩 교통안전 캠페인을 하는 것이다. 황 경사는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 군청 환경산림과에서 마을 방송으로 산불 예방 홍보를 하는 것에 착안해 교통안전캠페인을 하면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군위경찰서는 지난해 말부터 ▦외출 시 밝은 색 옷을 입기 ▦인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길 가장자리로 걷기 ▦차가 없어도 앞뒤를 살핀 후 길 건너기 ▦경운기와 오토바이에 반사경 붙이기 ▦안전모 착용하기 ▦음주상태로 차량은 물론 경운기도 몰지 않기 등을 매번 3분 가량 방송했다. 마을 방송시설을 관리하는 이장이 자리를 비워도 지장 없도록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방송되도록 했다.

군위군 의흥면 읍내리 김성구(62)이장은 “처음엔 무신경하던 주민들도 교통방송이 반복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교통안전에 신경을 쓰게 됐고, 사고 예방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덕 서장은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발로 뛴 결과”라면서 “큰 돈 들이지 않고 좋은 성과를 낸 만큼 고령자가 많은 지역에서 요청을 해오면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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