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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경의 인터뷰 기행] (6) 동화작가와 심상우와의 대화신라에서 온 동화작가의 시선
이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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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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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경의 인터뷰 기행] (6) 동화작가와 심상우와의 대화

 

시인으로 등단(현대문학/1986년)하면서 문단에 데뷔, 지금은 동화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심상우 작가를 만났다. 현재 학생과 외국인에게 궁궐이나 고궁을 소개하는 ‘문화해설사’ 일을 겸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각각의 특색을 지닌 다양한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뜻 깊은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는 동화를 쓰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역사의식 고취와 더불어 동화를 쓰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어 문화해설사 일을 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는 경주의 많은 문화재와 고적을 공부했으며, 이러한 지식이 그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그와 함께 봄날의 창경궁을 거닐면서, 역사적인 고증과 해박한 지식을 전해 들으며 이번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그가 작품을 쓰게 된 과정과 일화 등,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해준 심상우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제게 딸이 둘 있는데, 제 아이들도 어렸을 때 선생님의 동화를 읽으며 좋아했었습니다. 시인으로 등단하셨고 시집도 발간하셨는데 동화작가로 전향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 등단한 후에 시집詩集을 내고 보니 너무나 평범하고 상투적인 시를 쓰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와 관련된 글을 많이 쓰게 되었고, 동화문학의 거대한 산맥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 업에 평생 매진하면 동화의 산山 하나를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아직도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동화작가로 데뷔할 무렵엔 의욕이 넘치고, 이 일을 아주 잘 해낼 것 같은 착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지요. 그러나 수많은 작품을 쓴 지금은 한 걸음씩 조심히 내딛으면서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 신라에서 온 아이
   
 

 

 

 

 

 

 

 

 

 

-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 누구신가요?

->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셨던 이명신 선생님입니다. 그 선생님께서 제게 처음으로 시를 가르쳐주셨고, 여름방학 때 시를 몇 편 써오라고 하셨어요. 그때 제가 쓴 시를 보고 칭찬해주시더니 󰡔한국 명시 해설󰡕이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시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는 그 책을 보면서 시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인으로 일하시면서 수많은 책을 발간하셨는데, 출판에 참여하신 대표적인 책과 그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십시오.

-> 제가 일했던 출판사는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인 대교출판, 사과나무, 신구미디어, 진선출판사 등입니다. 17년 동안 일했어요. 특히 대교출판에서 일할 때는 󰡔선생님은 괴짜를 좋아해󰡕, 성교육 동화 󰡔열두 살의 봄󰡕과 같은 책을 기획, 출판하여 베스트셀러를 배출하기도 했지요. 진선출판사에서는 생태 도감 및 󰡔야생화 쉽게 찾기󰡕, 󰡔식물 일기󰡕 같은 책들을 펴내면서 식물과 자연 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제가 식물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되고, 이 방면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것도 거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 책

 

- 말씀을 들어보니 단지 동화에 국한된 내용보다, 풀과 나무와 바람과 새와 나비 등,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 네, 그렇습니다. 저는 자연과 환경, 천문, 역사의 네 가지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들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까지 연구하여, 그것에 천착한 작품을 남기고 싶은 소망이 있지요. 전국에 30여 그루 나무를 ‘친구 모델’로 설정해 놓았는데, 이들 나무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 쓰고 있는 글들은 ‘나무에서 들은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씩을 들여놓아,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나무가 평생의 소중한 친구가 된다면 작가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저는 동화작가로서 그런 소박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 말씀을 듣고 보니 동화를 쓰는 데에 깊은 의미가 있군요. 마치 제가 한 편의 동화를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작가님의 대표 작품과, 다른 작품보다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2001년에 발표하신 장편동화 󰡔경복궁 마루 밑󰡕이 아주 좋았습니다.

-> 제 작품을 눈여겨 봐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제 작품 중에 동물원 사육사의 동물에 대한 사랑과 그곳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들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엮은 장편동화 󰡔사랑하는 우리 삼촌󰡕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데뷔작이라서 다른 작품에 비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경복궁 마루 밑󰡕, 󰡔신라에서 온 아이󰡕 같은 작품은 역사 판타지 동화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도 이 분야를 더 넓고 깊게 개척해서 어린이들의 상상의 지평을 드넓게 열어주고 싶습니다.

 

- 학창시절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신 거로 아는데 그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충남대학교 국문학과 재학시절 <화요문학>이라는 시문학 동아리에서 활동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대전 시내에 있는 찻집이나 학교 강의실에 모여 시 합평회를 열고, 봄가을에 시화전을 열기도 했어요. <화요문학>에는 15명 정도가 활동했는데, 13명이 시, 소설, 평론으로 등단했고, 오늘날까지 활동하고 있지요.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무크지를 발간하고, 문학세미나를 열어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 최근 근황과, 작가님의 신간 소개 및 향후 독자에게 선보일 예정작이 있으면 소개해주십시오.

-> 올해 무조건 탈고하여 펴낼 목표를 갖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파서 지켜주지 못하지만, 아빠의 지극한 정성으로 꿈을 꾸듯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사과나무가 잘못했네󰡕(가제)입니다. 또 󰡔나무에게 들었다󰡕라는, 나의 ‘나무 모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연속해서 엮어볼 계획입니다.

 

- 젊으실 때 시작활동詩作活動을 활발하게 하시고 시집도 내셨는데요, 혹시 두 번째 시집을 기대해도 될까요?

-> 두 번째 시집이라, 첫 시집 출간 이후에 한 권 분량 이상의 시를 꾸준히 쓰고 발표해왔는데, 시집을 출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동화작가로 좋은 작품을 발표하다 보면 두 번째 시집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발간하신 책 종류와 지금도 인기도서로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 있다면 몇 권만 소개해주십시오.

-> 유아들을 위한 전집이 70여 권, 단행본으로 30여 종을 펴냈으니, 총 100여 권 남짓한 책을 발간했지요. 󰡔사랑하는 우리 삼촌󰡕은 40쇄 정도를 발간했고, 󰡔경복궁 마루 밑󰡕은 출판사 사정으로 세 군데나 출판사를 변경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지요. 󰡔슬픈 미루나무󰡕, 󰡔코끼리가 탈출했다󰡕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단편동화를 모아 엮은 󰡔심상우 동화선집󰡕, 그림이 한 컷도 들어가지 않은 ‘동화 읽기 책’ 등도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 작가님의 고향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나, 기억에 남을 만한 유년시절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 저는 충주시에 있는 야동(冶洞)에서 태어났어요. 제 고향 야동은 충주와 원주의 중간쯤으로, 남한강이 돌아 흐르는 야트막한 야산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마을입니다. 유년을 보낸 시골에 대한 기억이라면 집 주변에 나무가 많았다는 것과, 사시사철 새소리가 들리는 아주 한적한 마을이었다는 것뿐이네요. 정말 조용한 마을이었죠.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가을이었어요. 추수를 끝내고 쌓아놓은 낟가리 위에 올라가 놀다 떨어졌지요. 그 사고로 머리 한가운데 정수리를 돌에 부딪쳐서 거의 죽다가 살아난 기억이 납니다. 그때 난 상처로 정수리에 커다란 흉터가 있어요. 어머니께서 된장 덩어리로 막아 지혈을 해서 살아났어요. 그 뒤로 어머니께서 종종 ‘상우는 된장 때문에 살았다’라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에는 된장이 만병통치약이었지요.

 

- 야동이라는 이름의 동네가 있군요? 요즘 시절이라면 입에 올릴만한 재미난 지명地名입니다. 작가가 되는 자양분이 되어준 것에는 시골의 서정도 한몫 했겠지만, 그때 읽으셨던 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어릴 때는 주로 어떤 책을 보셨는지요?

-> 중학교 다닐 때는 고전 읽기 운동인 ‘자유교양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번역된 󰡔사서삼경󰡕이나 󰡔상록수󰡕, 󰡔갈매기의 꿈󰡕, 󰡔삼국지󰡕, 󰡔희랍신화󰡕 같은 책을 탐독했어요. 이러한 자양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문학 쪽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살던 곳의 주변 대도시인 충주나 청주에서 개최됐던 문예백일장 등에 자주 참가해서 시와 산문 부분에서 여러 번 상을 탔지요. 그 외에 주로 읽었던 책은 󰡔한국 단편문학 전집󰡕, 󰡔세계문학 전집󰡕, 󰡔루이제 린저 전집󰡕 등을 밤을 새워가며 읽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더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것이 제 청춘이 흘러갈 길을 제시하기에 충분했죠. 중학교 2학년 때는 중앙일보에서 발행하는 《학생 중앙》이라는 잡지에 기자로 활동했어요. 그 일을 하면서 저처럼 문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골뜨기가 도회지에서 겪는 우스꽝스러운 내용을 글로 써서 지방신문에 전문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집필하실 때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작품을 쓰면서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경주 신라 문화유산을 알리는 창작동화와, 자연에 관한, 특히, 나무와 숲에 깃든 이야기를 길어 올려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소중한 친구로 자리 잡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역사와 자연, 생태 및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생태주의에 근본을 둔 글쓰기에 매진할 예정입니다. 어릴 때 읽었지만 오래도록 제 마음의 등불이 되어준 책인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과 같은 명작을 쓰고 싶어요. 완성도 높은 탁월한 동화를 독자 분들께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 이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이 동화작가 심상우 선생님의 창작에 대한 열정과, 작가님께서 동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자연의 소중함과 역사의 중요함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라지꽃 / 심상우

 

도라지꽃 피었다
살아가는 슬픈 일
다 용서해주마
강물을 거슬러 간
내 눈물도 용서해주마

도라지꽃 피었다
아직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래, 늦지 않았다
도라지꽃 또 하나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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