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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꺼지는 울릉도, 장마 코앞인데 원인 ‘깜깜’

  • 입력 2017.05.28 00:00
  • 수정 2017.05.28 22:23
  • 기자명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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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키만큼 꺼지고 솟은 곳도

균열부위 비닐 덮고 심한 곳 재포장

사방댐 2개소 설치에도 주민불안 여전

대피생활 3개월째… “언제 집에 가나”

 

지반 침하로 두 달 넘게 주민 강제 대피가 이뤄지고 있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까끼등마을' 입구에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울릉=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 '까끼등마을'에 지반 침하가 계속되면서 주민 10여명이 두 달 넘게 강제 대피 중인 가운데 울릉군이 추가 침하를 우려해 갈라진 틈 사이를 비닐로 덮어놨다. 울릉=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땅이 꺼지는 바람에 대피한 울릉도 주민들의 남의 집 살이가 석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장마를 앞두고 정확한 지반침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울릉군은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하기 전인 내달 중순까지 ‘까끼등’ 마을 옛 캠핑장 부지 일대를 비닐과 천막으로 덮을 계획이다. 이곳은 지반침하가 가장 심한 곳으로, 집중 호우로 빗물이 스며들면 침하가 더 심해질 것이 우려되는 곳이다.대피 주민들은 친척집이나 군에서 마련해 준 콘도에서 불편한 생활을 계속 중이며, 울릉군은 급한 대로 균열부위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을 덮거나 심한 곳은 시멘트 포장을 검토 중인 실정이다.

또 도비 4억 원을 들여 까끼등마을 골짜기 2곳에 산사태 예방을 위해 너비 10여m, 높이 3~4m의 사방댐을 긴급 설치키로 했다.

군에 따르면 까끼등마을 침하 면적은 6만1,000여㎡. 심한 곳은 60㎝이상 갈라졌고, 초등 저학년 평균키와 비슷한 120㎝나 꺼진 곳도 있다. 지금까지 울릉군이 천막을 덮은 밭과 도로 총연장이 1.5㎞를 넘었다.

이와 함께 울릉군은 빗물이 지반을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침하가 심한 곳을 중심으로 직경 15㎝ 크기의 배수구도 6곳이나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3월15일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후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조사가 나오지 않아 주민들의 피난생활도 계속되고 있다. 25일 현재 대피중인 사람은 마을주민 8명과 KBS 울릉중계소 직원 8명 모두 16명. 주민들은 친척집이나 울릉콘도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KBS 울릉중계소는 장비를 모두 울릉읍 도동리 KT 건물로 옮겼다. 중계소 내 건물과 직원 숙소는 모두 텅 빈 상태이며 높이 75m의 방송용 송신 철탑도 철거됐다.

울릉군은 전문업체에 의뢰해 지질조사 및 지하수위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구체적 침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반조사를 위해 지름 10㎝, 깊이 50m의 시추공 2개를 뚫었고, 앞으로 6개를 더 굴착할 계획이다. 울릉군은 내달 중이면 개략적인 침하원인이 나올 것으로 보고 10월까지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 대피주민을 복귀시키거나 영구 폐쇄할 방침이다.

까끼등마을 한 주민은 “매일 밭일을 하러 마을에서 한참 올라가야 하고 콘도와 친척집을 전전하다 보니 불편함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정확한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어디 보상받을 방법도 없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과 보수ㆍ보강 등을 위해 특별교부세 등 8억원이 확보돼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침하면적이 6만㎡이상이나 되고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이다 보니 조사 인력 방문도 여의치 않은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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