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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 연주회 여는 플룻 연주자 박소현ㆍ박나연 “함께 청춘의 봄날을 연주할래요!”

  • 입력 2017.03.20 00:00
  • 수정 2017.03.21 17:07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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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지기 플룻 연주자 박소현, 박나연. 4월 10일 듀오 연주회를 연다.

플룻 연주자 박소현(24), 박나연(26)씨는 이번 봄이 특별하다. 중학교 시절 처음 만나 함께 악기를 공부한 인연을 이어 같은 대학원에 진학했다.

서로 다른 대학에 적을 두는 바람에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줄어 늘 아쉬워하다가 올 봄부터 다시 같은 한 지붕 같은 연습실을 쓰는 ‘동문’이 됐다. 두 사람은 “음악에 첫발을 떼던 때부터 알던 사이이고, 플룻 전공자도 많지 않아 늘 가깝게 지냈다”면서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연주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장 친한 언니 동생이자 지음으로 지낸 시간이 10년,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한다. 가족보다 친하지만 그래서 “두렵다”고 말했다.

“하루 연습하지 않으면 본인이 알고, 이틀을 하지 않으면 비평가가 알고, 사흘을 놀면 청중이 안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우린 본인만큼 정확하게 상대방의 연습량을 알아요. 같이 붙어 있으면 게을러지기 힘들죠.”

음악에 관한 한 경쟁상대이자 가장 무서운 감독자지만 인간적으로는 이보다 더 죽이 맞을 수 없다. 나연씨는 차분한 성격으로 내성적인데다 자존심이 강한 편인 소현씨를 다독여주는 편이다. 대학 시절 소현씨가 두각을 드러내면서 더욱 그랬다. 고3때 나간 계명대학교 콩쿨에서 1등을 차지한 뒤로 줄곧 1등을 내주지 않았다. 2~3학년을 제치고 무대에 서는 일도 많았다.

“밖에서 보면 우아하지만 내적으로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는 곳이 음악의 세계입니다. 힘에 부칠 때마다 언니에게 전화를 했죠. 언니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났어요. 힘든 순간이든 기쁜 순간이든 언니만큼 저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간을 거친 덕분이었을 것이다. 소현씨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옴스크 교육부 주관으로 열린 국제콩쿠르에서 관타악 부문 아티스트 1등 상을 수상했다. 한국, 러시아, 독일, 중국, 일본, 독립국가연합(CIS) 음악 영재들이 참가한 콩쿠르였다. 나연씨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소현씨도 수상 후 제일 먼저 떠올린 사람이 부모님보다 나연씨였다.

대학원은 소현씨가 제의했다. 나연씨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진학을 결정했다. 소현씨는 “언니와 같이 연습하면 실력이 쑥쑥 느는 느낌이 든다”면서 “더없이 행복하고 알찬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벚꽃이 한창일 무렵에 같은 무대에 선다. 4월 10일 대구 덕호아트홀에서 플룻 연주회를 열기로 했다. 솔로곡과 듀엣 곡을 번갈아 가면서 연주한다. 두 사람은 한 목소리로 “단 둘이 공연하는 건 처음이어서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렌다”고 했다.

“언젠가 둘이 함께 카네기홀에서 서보고 싶어요. 꿈같은 이야기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아주 못 이룰 꿈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 밀고 당기면서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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