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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골칫거리 불가사리 싹 잡아 비누 만들고 있죠”

  • 입력 2017.02.17 00:00
  • 수정 2017.02.23 16:40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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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식 전 구룡포수협 조합장

화장품 유용물질 추출 특허 내

“바다 살리고 어민 돕고 돈 버니

1석3조의 효과 아니겠어요”

▲ 해양 생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 먹는 아무르불가사리에서 사람 피부에 좋은 콜라겐을 추출, 비누로 만들어 팔고 있는 아무르콜라겐㈜의 연규식 대표가 직접 말린 아무르불가사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규식 대표는 "바다의 해적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아 비누도 만들고 돈도 벌어 1석3조의 이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 구룡포수협의 조합장을 2차례 지낸 연규식(57) 아무르콜라겐 대표는 요즘 불가사리 사냥꾼으로 불린다.

불가사리 중에서도 전복 해삼 등만 먹어 바다 해적으로 불리는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아 피부에 좋다는 콜라겐을 추출, 비누를 만든다.

그가 1년 넘게 잡은 아무르불가사리 양만 해도 3톤이 넘는다. 아무르불가사리 한 마리가 하루 멍게 4개, 전복 2개, 홍합 10개를 거뜬히 먹어 치우는 것을 감안하면 바다 정화에 큰 공을 세운 셈이다. 연 대표는 지난해 말 수산 환경개선과 불가사리를 이용한 어업 소득 창출로 해양수산부로부터 올해의 해양 신지식인 상을 받았다.

그는 수협 조합장 시절 조합원인 어민들의 생계를 걱정하다 아무르불가사리에 눈을 떴다. 십 수년 관련 연구자료를 뒤진 끝에 그는 단백질 덩어리인 아무리불가사리에서 콜라겐을 빼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수협 내 신사업으로 계획해 발표했다. 하지만 조합 이사들과 대의원들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결국 조합장을 마치고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본격 뛰어들었다.

연 대표는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직접 도전했고 지난해 7월 화장품 유용물질 추출 특허를 취득했다.

이렇게 잡은 불가사리를 연 대표와 가족,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내장 등을 빼내고 깨끗하게 세척해 말린다. 바짝 건조된 불가사리는 추출 전문 회사로 옮겨지는데 적당 양의 콜라겐이 나올 때까지 15일이 걸린다. 물과 같이 맑은 콜라겐으로 재탄생한 불가사리는 화장품 공장으로 보내져 비누로 제조된다.

연 대표는 “대개 콜라겐은 소, 돼지 껍질 등 동물에서 나오는데 육지동물의 콜라겐은 구제역 등 질병에 자주 노출되고 고분자라 해양성 콜라겐보다 피부흡수율이 떨어진다”며 “바다 자원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아무르불가사리를 잡는데 해적 동물도 잡고 피부에 좋은 비누로 만들어 돈도 버니 1석3조다”고 말했다.

그는 비누 외에도 아무르불가사리에서 추출한 100% 콜라겐 원액과 물을 섞어 얼굴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하는 등 제품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연 대표는 비누를 만들면서 차린 아무르콜라겐을 사회적기업으로 만드는 것도 계획 중이다. 현재 같이 일하는 임직원 7명이 모두 회사 주주다.

연 대표는 “처음부터 개인 이익보다 바다를 살리고 어업인의 고충을 덜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 회사가 사회적기업으로 잘 정착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 해양 생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 먹는 아무르불가사리에서 사람 피부에 좋은 콜라겐을 추출, 비누로 만들어 팔고 있는 아무르콜라겐㈜의 연규식 대표가 직접 말린 아무르불가사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규식 대표는 "바다의 해적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아 비누도 만들고 돈도 벌어 1석3조의 이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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