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실명을 초래하는 녹내장, 발병연령이 점점 낮아져

  • 입력 2017.02.13 00:00
  • 수정 2017.02.23 14:30
  • 기자명 김민규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경하 안과 전문의가 시력저하로 찾아온 환자의 증상을 듣고 있다. 대구 신세계안과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윤창석(37∙가명)씨는 라섹 수술을 받기 위해 안과를 방문했다가 녹내장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녹내장은 백내장과 마찬가지로 주로 50대 이상에게 생기는 질환으로 여기고 있던 그에게는 뜻밖의 일이었다. 최근 윤씨처럼 시력교정을 하기 위해 안과를 찾았다가 녹내장 진단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녹내장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한 이들은 76만7,300명으로 2011년 52만5,600명에 비해 46% 늘었다. 발병 연령대로 보면 2015년을 기준 50대와 60대 환자가 22%, 70대가 19%, 40대 16%, 30대 9%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30대와 40대 연령층의 녹내장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경하 안과 전문의는 “녹내장은 백내장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근시 환자가 늘고 근시가 녹내장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안압(안구 내부 압력) 상승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을 나타낸다. 시야가 어느 정도 좁아졌더라도, 중심부 시야는 살아 있어 사물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 그래서 녹내장 말기까지 큰 자각 증상이 없다. 내버려 둘 경우 범위와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결국에는 가운데까지 보이지 않게 돼 시력을 잃게 된다. 또 녹내장은 시신경을 둘러싼 압력과 연관이 있으므로 안압이 높으면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녹내장 환자 중 77%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이는 녹내장이 안압에 꼭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과 시야는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가족력이나 안구 압박감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지만, 치료할 경우 남아있는 시신경을 보존할 수 있다.

▲ 이경하 안과 전문의가 시력저하로 녹내장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신세계안과 제공.

녹내장은 발생하면 완치할 수 없으므로 더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녹내장의 악화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급성의 경우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사용하거나 안압하강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완치로 보기보다 꾸준히 치료하면서 관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다.

구미에서 녹내장 치료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한 환자는 “녹내장 증상을 초기에 발견해 정기검진하면서 관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안과 전문의는 “중년이 지나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특히 근시나 가족력, 당뇨 등 증상이 있을 때는 녹내장 조기검진을 받아야 시신경 손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