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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AI와 법

  • 입력 2017.01.10 00:00
  • 수정 2017.01.11 11:58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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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라고 하면 조류독감(avian influenza)을 떠올리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조류독감은 말 그대로 한때 유행하는 전염병이겠지만 인공지능은 결코 한때의 유행이 아니다.

지난해 이세돌과 구글이 만든 알파고(AlphaGo)의 바둑대결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바둑이라는 복잡하고 심오한 게임에서 자신을 창조한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지 큰 흥미를 가지고 지켜봤다. 알파고는 변화무쌍한 바둑의 세계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을 깨고 4:1로 대승했다.

이렇듯 컴퓨터 공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영화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운전을 하거나 가벼운 시를 짓고, 음악을 편곡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인공지능의 능력은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대량 정보를 취합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인공지능이 마치 인간처럼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 자기 사고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경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몇 년 전 개봉한 ‘Her’라는 영화를 보면, 영화 속의 AI는 학습을 통하여 자가발전을 하며 나아가서는, 마치 주인공의 여자 친구처럼 사랑과 질투까지 느낀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AI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계로만 다룰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들이 인간처럼 ‘판단’하고 느낀다면 책임과 권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인공지능 주행 중에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하여, 그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인공지능이 지은 시나 작곡한 음악의 경우, 그 저작권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 걸까. 인공지능은 단순한 사물에 불과하므로 인공지능을 만든 회사가 저작자가 되어야 하는가. 이는 분명 새로운 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인권(human rights)’이라는 말에 상응하는 ‘AI 기본권’ 같은 단어가 상용화 할 지도 모른다. 인간과 AI가 서로 자신의 저작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하거나 AI가 고용주인 인간에게 노동계약의 불공정의 시정을 요구하거나 하는 등 전혀 뜻밖의 일이 미래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에 그저 박수만 칠 것이 아니라, 이런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대비도 시작해야 할 듯하다.

김지만 수성대 교수ㆍ저작권보호원 감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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