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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 희망 2017!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세계인의 건강식단 정복하러 갑니다!

  • 입력 2017.01.07 00:00
  • 수정 2017.01.10 14:59
  • 기자명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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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상을 받았단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인가 의심했어요.”

지난달 15~16일, 뉴저지주 메도랜드 엑스포지션세터에서 열린 2016 코셔식품박람회(Kosherfrest) 경쟁 부분에 출품한 (주)알알이푸드 고추장이 ‘SPICES, OILS AND VINEGARS' 1st 상을 수상했다. 한국 식품으로는 최초다.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는 “아무런 고적 지원 없이 회사 단독으로 이루어낸 성과라 더 뿌듯하다”면서 “특히 한국식품이 최초로 받은 상이라는 설명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유대인들의 안전한 식품 ‘코셔’

코셔(Kosher)음식이란 이슬람의 ‘할랄인증’처럼 유대인들이 섭취, 사용토록 허용된 제품이다. 유대인은 율법에 따라 소, 양, 염소 등 되새김질을 하고 발굽이 갈라진 동물만 먹는다. 또한 고기의 피는 충분히 빼야하고, 유제품과 육류는 동시에 섭취하면 안 되며 비늘이나 지느러미가 없는 어류는 물론 식기류까지 제한된다. 율법이 엄정해서 코셔 식품으로 인증받기가 쉽지 않다. 인증을 받는다 해도 매년 갱신을 해야 한다. 어려운 만큼, ‘코셔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 퍼지며 코셔 푸드에 대한 인기가 점차 늘고 있다.

코셔 시장의 규모는 2500억 달러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려인삼공사 ‘후코이단-100’, 대성FNF종가집 '종가집 김치‘ 등 소수의 제품이 코셔로 인증 받았다. 알알이푸드는 2014년 한국 장류로는 최초로 코셔식품 인증을 받았다. 그것도 간장, 고추장, 된장, 메주, 고춧가루까지 전 제품에 받았다. 지역 업체로서는 최초로, 대단한 성과다. 이번 성과는 행운이었다. 윤 대표는 “코셔의 K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우연히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본 리츠먼 랍비와 이스라엘 바이어 김봉자 대표님이 2014년 2월 공장으로 찾아오셨어요. 리츠먼 랍비가 공장에 있는 모든 제품이 코셔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김봉자 대표님이 고추장을 찍어 드시면서 울먹이시더군요. 유대인 남편과 결혼한 까닭에 40년 동안 고추장을 먹지 못했다며요.”

코셔에 대해 조사한 다음 ‘이거구나’ 싶었다. 어렵긴 하지만 인증만 받으면 획기적인 사건이 되겠다 싶었던 거였다. 제품인증을 위해 전 직원이 매달렸다. 인증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은 외 ‘발효 음식’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썩은 음식이 아니라고 이해시키는 데만 3년이 넘게 걸렸어요.”

그 과정에서 전 직원이 코셔 전문가가 됐다. 한국 대표음식인 비빔밥, 잡채, 떡볶이 등 코셔 시장의 한국 음식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장이 필수, 장이 코셔 인증을 받음으면서 한식 세계화에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유대인이 전 세계로 퍼져있어, 진출 시장이 다양하고 크지만 ‘코셔’라는 거대한 장벽에 막혀 진출이 어려웠던 한국 음식이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됐다.

 

부친 조언 따라 사회 환원 앞장

알알이푸드는 사업 뿐 아니라 사회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2008년 공장개업식을 대신해 소록도에 장을 보내던 아버지의 봉사활동을 받아 32년 째 이어가고 있다. 여름에 1번 겨울에 1번 일 년에 2번, 6개월 치 먹을 장을 보낸다. ‘소록도에서 된장 팔일 있냐, 장사할 것도 아닌데 우리 업체 이름을 왜 붙이냐’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장은 모두 무지박스, 무지스티커로 어느 업체 장인지 숨긴 채 보낸다. 외에도 결식아동, 양로원, 고아원 등을 후원하고 취직이 어려운 정신지체아이들의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올해 임신 후에는 친족 성폭행, 미혼모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원예치료 수업 등 이들을 위한 봉사도 시작했다.

“된장은 착한사업이에요. 된장은 콩을 발효해 메주로 만드는 옛 선조부터 해온 일을 조금 변화해 사업화 한 것뿐죠. 우리가 만든 우리 기술이 아니 당연히 사회에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딸이 공장 지을 땅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선 이 땅에서 나는 수익금은 무조건 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고 하셨죠. 그렇게 시작된 공장인 만큼 알알이 정신은 나눔이에요. 아버지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또 저의 생각이기도 해요”

늘 바쁜 윤 대표의 목표는 소박하다.

“한식의 세계화는 훨씬 더 훌륭한 분들이 할 일에요. 저는 우리 직원들이 남에게 당당하게 명함을 건넬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나눌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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