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윤일현 교육칼럼

악착같은 승부욕과 강인한 정신력

  • 입력 2016.11.16 00:00
  • 수정 2016.11.28 15:35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ㆍ시인

현대는 과학적 논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통계와 수치는 논리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가정 확실한 논거가 된다. 현대인은 수치 병에 걸려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도 현재를 수치화 한 것에 바탕을 둔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과연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통계와 수치에 바탕한 예측은 결정적인 오류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비약적인 발전 가능성과 그 잠재력을 죽이는 역기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현재를 초월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과학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할 때, 주술적 혹은 신화적 요인에 기대려한다. 과학적 논리와 상식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주로 점쟁이를 찾게 된다. 사회가 보다 체계화 조직화 될수록 주술적 요소들은 더욱 세력을 떨칠 것이다.
수능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는 평소의 모의고사에 바탕하여 수능 시험의 결과를 예측하며 다소 안정감을 가지거나 불안해한다. 그러나 실제 시험에서는 모의고사와 다른 결과가 많이 나온다. 학급 학생 중에서 20~30% 정도는 사백점 만점에서 15~30점정도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시험 운이 있었다거나 일진이 좋았다는 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그런 학생의 생활 태도를 면밀히 관찰해 본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악착같은 승부욕과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한 집단의 학생들에게 I.Q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전에 실시한 다른 집단의 학생들보다 평균 10% 정도 점수가 높았다. 두 집단은 비슷한 지적 능력을 갖고 있었다. 검사 환경도 거의 동일했다. 높은 점수가 나온 집단이 검사를 받던 날 허리케인이 불었다는 차이만 있었다. 학자들은 좋은 점수가 나온 집단을 상대로 정상적인 기상 조건에서 다시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허리케인이 불 때보다 평균 10% 점수가 내려갔다. 위기에 몰리게 되면 대다수 사람들은 긴장하게 되고 평상시의 능력 이상을 발휘한다. 그러나 긴장되고 급박한 상황이라고 해서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불굴의 의지와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양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에 질적인 비약이 일어난다. 그 비약의 순간이란 때로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시험의 경우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 그 비약의 순간을 맞이한다. 비약을 위해서는 꾸준히 학습량을 쌓아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현재 기준으로 미래를 속단하지 말자.「현실이란 인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숙명적 불변이 아니라, 참된 인간적 용기에 의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창조적 가변이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 자신과 가족, 친지들도 맹목적으로 대박을 이야기하여 수험생에게 헛된 기대를 가지게 하거나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모르는 것은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야 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는 만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