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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3, 내년부터 수성구 고교 가기 어려워진다

  • 입력 2016.11.08 00:00
  • 수정 2016.11.14 10:42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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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학급정원 상한제 도입

극심한 학급당 학생수 편차 해소차원

수성구(비수성구 배정 급증할 듯

학부모 반발… 정착까지 진통 예상

▲ 대구시교육청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금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에 가는 내년부터 ‘대구 8학군’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구 고등학교 진학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이 지역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이는 학급당 학생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학급정원 상한제를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원치 않은 학교에 배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통학 부담과 함께 면학분위기를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는 등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8일 일반계고등학교 학급당 학생수가 지역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이는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내년부터 학급당 정원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우 교육감은 이날 오후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대구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대구지역 학급당 학생수 편차 등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시교육청은 지역ㆍ학년별로 적은 곳은 23~24명, 많은 곳은 40명에 육박하는 등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학급당 최대 인원을 적정선(30명 내외)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현재 최고-최저 격차는 평균 13명 가량으로, 내년엔 13명, 2018학년도 10명, 2019학년도 7명 선으로 그 격차를 줄이고 이를 위해 학급당 정원도 연차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학급당 인원을 제한하면 일부 학생들은 거주지에서 먼 지역 학교에 배정, 통학난도 우려된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도시철도망 확충 등 교통여건의 변화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구의 동쪽인 1학군이 서쪽의 2학군보다 학급당 인원이 훨씬 많고, 같은 학군 안에서도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2학군 지역인 서구 K고는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1학년 25.4명, 2년 27.5명, 3년 24.8명, S고는 27.4명, 27명, 26명에 불과했다.

반면 1학군의 수성구 D고는 1학년 36.4명, 2학년 37.8명, 3학년은 평균 39명에 달했다. 또 J고는 35.6명, 36.7명, 37.7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1학군임에도 동구의 한 고교는 학급당 인원이 27~28명으로 수성구 지역보다 훨씬 적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지역별 편차는 특정 학군에 대한 선호로 주거지역이 편중되면서 벌어진 것으로 보고, 학급정원 상한제 도입으로 수성구 집중현상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 같은 학급당 학생수 상한제가 실현되기까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수성구지역 한 학부모는 “학교별로 면학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른 현실을 무시하고 원거리 학교에 배정한다면 가만 있을 학부모가 어디 있겠냐”며 “누구는 ‘어딜 가든지 잘 하는 학생은 잘 하고, 안 하는 학생은 안 한다’고 하지만, 실제 그럴 수 있는 학생이 몇이나 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2017학년도 자율형사립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지원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교육격차해소를 위해 자율형공립고 지정, 기숙사 설치 등 다양한 대책을 실시했고, 교육격차 및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수성구 지역 학생들의 대입성적이 좋은 것은 고교에서 잘 가르쳤기 보다는 원래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많이 입학한 선발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2016학년도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 68명을 분석한 결과 수능표준점수로 환산해 15점 이상의 격차를 극복하고 합격한 학생은 29명이며, 이 중 수성구는 단 3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이에 대해 한 한부모는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평등교육 정책은 결국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할 것”이라며 “거주지를 무시한 학급정원 상한제 도입 이전에 먼저 수준별 맞춤형 교육 등 교육체계를 개선하고 시설 등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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