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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 놀라워요

외국인 특집 티안반쏭

  • 입력 2016.10.20 00:00
  • 수정 2016.11.08 16:52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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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안반쏭(베트남, 25)은 1년 9개월 전에 한국으로 왔다. 속초에 있는 경동대학교에서 어학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9월부터 수성대학교 호텔관광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중국집 아르바이트, 사장님 빼고는 다 친절했어요
속초에 있을 때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사장님만 빼고 다 사이가 좋았다. 사장님은 “그냥 이유 없이 싫어했다”고 한다. 명절에도 다른 한국인 직원은 모두 선물을 주면서 그만 쏙 빼놓았다. 주방장과 홀에서 일하는 이모는 늘 친절했다. 한국 생활에 서툴러서 무언가를 물어보면 언제든 답을 해줬다.
“속초에서 보낸 시간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사장님이 저를 볼 때마다 인상을 쓰긴 했지만, 그래도 어딜 가든 나를 다 좋아해주기만을 기대할 순 없잖아요. 한명 빼고는 다 사이좋게 지냈으니까, 행복했던 거라고 생각하려구요.”
고향을 떠나온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가장 적응이 안 되는 것은 날씨. 특히 겨울엔 “너무 춥다”고 했다.
“눈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신기했어요. 그런데 눈이 녹아서 길이 미끄러워지니까 금세 눈이 싫어지더라고요. 제가 눈 싫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한국 사람 다 됐다고 그러더군요.”
2년 동안 관찰하면서 알게 된 한국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부지런함이라고 했다. 계절의 변화가 “다급해서” 그런지 늘 목표를 세우고 또 그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했다.
“베트남에서는 늘 여유로웠어요. 제 친구들도 그렇구요. 한국에 와서 보니까 정말 다들 슈퍼맨처럼 일하고 공부해요. 열정적으로 파고 들구요. 이런 부지런한 습관 때문에 한국이 빨리 발전한 것 같아요. 저도 베트남 돌아가면 한국에서처럼 부지런하게 살려구요.”

 


집세 너무 비싸서 학교 앞에 못 살아요
대구에 온 지는 꼭 2주 됐다. 오자마자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바로 집세다. 속초와 비교해서도 너무 비싼 집세 때문에 학교 가까이에 방을 얻지 못했다. 영남대 앞에서 자취를 하면서 학교로 출퇴근을다. 그는 “집이 멀어서 더 일찍 일어나게 됐으니, 집세 덕분에 부지런한 한국인을 더 닮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베트남은 한국, 중국과 함께 한자 문화를 공유한 데다 과거제도를 도입했다. 티안반쏭은 “한자는 공부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한자와는 친숙한 편”이라고 했다. 문화권이 겹쳐서일까, 우리와 비슷한 점도 있었다. 바로 나이에 대한 책임감이다.
“수성대 학생들 중에서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아요. 동생들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해요. 제가 터를 잘 닦아야 동생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다들 좋은 직정을 얻을 것 아녜요. 형 노릇 열심히 해야죠.”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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