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초일류 융복합 인재는 전공 초월해야 나옵니다”

[전국초대석]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 입력 2016.10.30 00:00
  • 수정 2016.11.03 16:17
  • 기자명 정광진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10년 이상 정체된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벽을 넘고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대학으로부터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DGIST제공

전통적 학과 개념 초월한

無학과 단일학부제 첫 도입

“4차 산업혁명, 융복합이 좌우

無전공으로 경계 넘어선 학습

졸업반 되면 진로별 맞춤 교육

美 유명 대학도 벤치마킹 관심”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무학과 단일학부제로 유명하다. 2014학년도부터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글로벌 융복합 인재 양성 등 대학 혁신은 기존의 학제로는 어렵다는 게 신성철(64) 총장의 지론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21세기에는 혁신만이 살길”이라며 “지식창조형 글로벌인재 양성과 미래 융복합기술 창출을 위해서는 학부 과정부터 학문과 학문간에 칸막이를 없앤 융복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총장을 만나 무학과 단일학부제 도입 배경과 구체적인 추진전략, 성과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학과 단일학부제 도입 배경은.

“21세기 새로운 발명과 발견은 학문간의 접경인 융복합 영역에서 도출된다. 나노(NT) 바이오(BT) 정보통신기술(ICT) 인지과학(CS) 등을 중심으로 한 NBIC기술혁명처럼 학문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다학제간, 초학제간 영역에서 창출되는 융복합 과학기술이 중요하다. 자동차, 스마트폰, 알파고 등은 기계 전기 전자 뇌과학 등이 집약된 융복합기술의 결정체다. 한 국가의 운명은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복합기술의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우리 대학의 비전인 지식창조형 글로벌인재 양성과 미래 융복합기술 창출을 통한 세계 초일류 융복합 대학 달성은 무학과 단일학부제에서 시작한다.”

-각 분야 전공자를 한 자리에 모으면 되는데 굳이 무학과제가 필요한가.

“융복합형 인재는 근본적으로 상대방이나 타 분야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전공에 대한 칸막이를 없앤 무학과가 필요하다.”

-무학과 단일학부제 운영은.

“전통적 학과개념을 초월해 4년간 무전공으로 기초과학과 공학교육을 강화하면서 1인 1악기, 미술 문학 등 인문소양이나 예체능, 재무 등 기업가정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짰다. 졸업학점 147학점 이상 중 2학년까지 공통필수 80학점을 따야 하지만 3,4학년에서 따야 할 나머지 67학점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선택해서 이수하면 된다. 또 4학년 때는 장래 진로에 따른 트랙별 맞춤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트랙별 맞춤교육과정이란.

“4학년을 대상으로 ▦DGIST 대학원 진학 ▦국내외 타 대학원 진학 ▦창업 및 취업 ▦비 이공계 심화과정 4가지 트랙으로 운영한다. 트랙별 비율을 강제하진 않는다. 4번째 트랙은 변리사 과학저널리스트 기술가치평가사 과학기술정책관 등 이공계 지식에 기초한 과학정책과 언론 등 분야 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공계 교육혁신, 융복합 연구혁신, 기술사업화 혁신 3대 혁신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배경과 전략은.

“10년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도자(Fast Mover)로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혁신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이는 대학에서 시작돼야 한다. (교육과 산업 측면에서) 대학의 혁신 없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융합연구원 산하 2개 연구부서 및 9개 연구센터에선 지난 5년간 78건의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32억3,000만 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렸다. 최근엔 기술을 현물로 출자하고 경영과 자본을 가진 민간투자자로 구성된 기술출자기업도 12개를 설립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아직 성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지난해 재학생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5.0 만점에 평균 4.5 이상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미국 유명대학 총장도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다른 대학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무학과 모집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암기형이 아닌 호기심 많고 남들이 가지 않는 개척정신의 소유자, 성공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환영한다.”

DGIST는 지식창조형 글로벌 인재 육성과 미래 융복합기술 창출을 통한 지역ㆍ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4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됐다. 2011년 대학원 석박사과정, 2014학년도부터 학사과정을 뽑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4개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의 하나로, 학사부와 연구부로 구성돼 있다. 재학생은 전원 국가장학금으로 등록금 부담 없이 다닌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약력

서울대 응용물리학과

카이스트 고체물리학석사

美노스웨스턴대 재료물리학박사

카이스트 물리학과 석좌교수

카이스트 부총장

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DGIST 초대 및 2대 총장(2011.2~현재)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