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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시

  • 입력 2016.10.26 00:00
  • 수정 2016.11.02 17:51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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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이달의 시 천영애씨.

나무는 기다린다

천영애

청맹과니 여자 숲으로 간다 송충이 한 마리 따라 간다 살아 있는 벌레 숲 캄캄히 눈 내리고 아득히 아득히 눈 내리고

밤꽃향기 아득했을 나무 아래 한 생이 사라졌다 땅 속으로 열린 길 청맹과니 여자 지도 펴들고 서성인다 어디로 갈 것인가 소리 들은 잘못이었다 밤꽃 향기 세상에 퍼지고 새끼들 쑥쑥 자라는 소리 들은 죄였다 사랑이면 다거니 마음 놓은 죄였다

나무는 기다린다 청맹과니 여자 귀 열기 기다린다 청맹과니 여자 마음 열기 기다린다 사랑이면 다거니 그러기를 기다린다

시인소개 : 천영애는 1968년 경북 경산 출생하여 경북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수료하고 1998년 '문예한국'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대구문인협회, 경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0년 대구문학상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나는 너무 늦게야 왔다', '나무는 기다린다'가 있다.

해설 : 성군경

다가오는 시간은 늘 낯설고 미지의 세계이지만, 새로움을 맛보는 것만큼 흥분되는 일은 없다.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우주 전체를 통째로 얻고 땅에서 하늘을 점칠 수 있다. 시인은 하나에서 전체를 보고, 그 전체 속에서 오직 하나뿐인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초연하게 감지하여, 우주 조화를 읽어 내는 것이 바로 삶의 경이로운 한 켠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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