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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꼼짝 마… 해경ㆍ울릉군 합동단속

  • 입력 2016.10.24 00:00
  • 수정 2016.10.25 15:40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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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정ㆍ어업지도선에 교차승선

▲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 수백 척이 지난해 겨울 동해 풍랑을 피해 울릉도 연안에 피항해 있다. 울릉군 제공.
▲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 수백 척이 지난해 겨울 동해 풍랑을 피해 울릉도 연안에 피항해 있다. 울릉군 제공

서해 해경고속단정 침몰 등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경북 울릉군과 해양경찰이 칼을 빼 들었다.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싹쓸이조업으로 속앓이를 해 온 울릉군이 해경과 힘을 모아 어구훼손, 불법조업 등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울릉군은 지난 13, 14일 울릉도에서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울릉경찰서, 해군118전대 관계자와 동절기 기상악화 때 울릉도로 긴급 피난하는 중국어선의 불법행위 단속 방안을 논의하고 강력대응방침을 밝혔다.

양 측은 해경의 헬기 항공순찰 때 울릉군청 소속 공무원을 탑승시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해경의 중국어선 불법행위 단속 때는 울릉군 소속 어업지도선을 파견하기로 했다.

울릉군은 어업지도선으로 경북202호(27톤, 정원 20명, 18노트)와 어업지도를 겸하는 행정선 독도평화호(177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해마다 겨울철이면 수백 척의 중국어선들이 싹쓸이조업은 물론 울릉 연안으로 피항해 장기간 머물면서 일대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중국어선들은 마구잡이로 닻을 내려 울릉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등의 어구를 훼손하거나 심지어 야간에 폐유와 폐수, 낡은 그물 등을 마구 버린다.

이 때문에 울릉지역은 연안 어장훼손은 물론 해저통신케이블이 망가지거나 해양심층수 취수관이 파손되는 등 큰 손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어선의 수가 수백 척에 달해 현장 적발이 어렵고,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울릉군과 해경은 19일 현재 중국어선 1,100여 척이 동해상을 통과해 북상, 이 중 일부 중국으로 회항했으나, 아직 700여 척이 북한 및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해해경본부 관계자는“중국어선 긴급피난 시 어업인 피해 예방과 불법행위 기동 단속을 위한 현장대응팀을 꾸리고 민ㆍ관ㆍ군 합동 감시ㆍ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며 “기상악화로 중국어선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울릉도에 현장대응팀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어선으로 해마다 큰 피해를 입는 울릉도 어민들은 강력한 단속으로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어획도 일부 근절되기를 바라고 있다.

울릉도로 피항하는 중국어선들은 북한수역인 ‘은덕어장’에서 조업하는 배들로, 150~300톤의 중대형급에다 배 두 척이 양쪽에서 그물을 쳐 배 사이 고기를 잡는 쌍끌이 어선으로 어획강도가 강해 치어까지 싹쓸이한다. 여기에 중국어선들은 집어등 밝기도 울릉 오징어잡이 선박보다 10배 이상 밝아 가뜩이나 수온변화로 줄어드는 동해 오징어를 싹쓸이, 울릉어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경북, 강원 등 동해권 18개 조합의 지난해 오징어 위판량은 6만7,479톤으로 2012년 8만3,566톤, 2013년 7만5,669톤, 2014년 6만7,941톤으로 계속해 줄고 있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성 어종으로, 주로 따뜻한 남쪽에서 태어난 치어가 북한수역까지 올라갔다가 남하해 남해쪽에 산란하고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오징어를 다 잡아버려 동해안 우리 수역에서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선상냉동 오징어 8㎏ 한 상자는 산지 가격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0% 올라 4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중국어선의 남획과 피항 시 불법 행위로 어민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수백 척의 중국어선을 몇 척밖에 되지 않은 단속선으로 한계가 있지만, 심리적 압박을 통해 중국어선의 불법행위가 크게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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