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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박사의 조곤조곤 미스코리아 이야기(7)

아름다움, 아름다운 얼굴의 정의

  • 입력 2016.09.27 00:00
  • 수정 2016.10.13 11:48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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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

아름다움이란 어디까지나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의미이다. 사실상 미인의 기준도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나 느낌일지 모른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보편적인 관념이지만 인종이나 지위, 또는 나이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느끼는 매력에는 공통점이 있으며, 여성의 외모를 보고 매력을 느끼는 원리가 아직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인간에게는 상대방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본능적 기준이 있다고도 말한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아름다운이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또한 인간의 유쾌한 영혼을 고양시키는 것이라 했다. 버나드 쇼는 미인이라는 것은 처음 보았을 때는 대단히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흘이나 계속하여 집에 머무른다면 누가 그것을 보려 들 것인가라고 했듯이 객관적이기 보다 주관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일찍이 Leonardo de Vinci는 인체에 대해 두부(head) 및 신체 각 부위에 대한 비례를 기술한 바 있고,이것은 미술학자들에 의해 현대에 이르면서 일부 수정 보완된 채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실체 해부학적으로 인체가 꼭 그러한 비율이나 형태를 갖추지는 않지만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는 보통 그와 비슷한 분포를 가진 경우라 한다.
춘원은 미인의 기준을 객관적인 것에 주관적인 것을 적절히 배려한 것이 무엇보다 특징이라 하겠다. 체격미, 동작미, 용모미, 음성미, 표정미, 취미미, 정신미. 특히 그 성격은 쾌활하며 뜨거운 정열적인 여성, 자비심이 많아 동정을 잘 하는 분이 미인이라고 했다. 이백의 시를 보면 옥같이 볼을 적시는 이슬을 가진 여인이 아름답다고 했고, 꽃 중에서도 모란꽃을 미인에 비유했다. 뽕을 따기 위해 푸른 가지 휘어잡은 솜같이 흰 손이 미인이고, 꽃처럼 드러나는 붉은 볼을 가진 여인을 미인이라 했다.
중국 진나라 때 초령왕은 허리가 가는 계집을 미인이라 했고, 지금도 미인의 대명사로 쓰고 있는 양귀비에 대해 당나라 현종황제는 양귀비를 연못에 핀 흰 연꽃이라 했다. 양귀비를 노래한 백낙천의 서사시 장한가를 보면 백가지 미태를 가진 얼굴이라 했다. 거기에서 너무 동떨어질 때 무색(無色)하다란 말이 나왔다고 하며, 절세미인 양귀비를 붉은 입술은 밖으로 낭랑하고, 흰 이빨은 안으로 선연하다고 했다. 밝고 환한 눈망울은 자주 내려 깔고 보조개의 폭 패인 아름다움을 절세미인이라고 두보는 노래했다.
미인에 대한 고사성어도 많다. 미모가 당대에 뛰어난 고운 여자를 절대가인(絶代佳人)이라 했고,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과 구슬같이 아름다운 여인을 빙자옥질(氷資玉質)이라 한다. 너무 아름다워 나라가 뒤집힐 정도의 예쁜 여자를 경국지색(傾國之色), 중국 오나라 때 양귀비와 함께 아름다운 오희(吳姬), 눈같이 흰 살과 꽃 같은 얼굴이라 설부화용(雪膚花容), 애끓도록 그린 미인을 단장가인(斷腸佳人), 흰 이와 붉은 입술을 가진 호치단순(晧齒丹脣)이라고 미인을 노래했다.
동양고전에 나오는 미인의 정의는 三白 : 피부, 치아, 손, 三黑 : 눈동자, 눈썹, 모발, 三紅 : 입술, 뺨, 손톱, 三長 : 신장, 머리카락, 팔다리, 三肥 : 둔부, 유방, 대퇴부, 三狹 : 허리, 발목, 입으로 요약하기도 했다. 1960년대 한국의 석학들이 본 여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안병욱(安秉煜, 1920~,수필가)선생은 “용모의 미는 품성의 미에 뒷받침되고, 외형의 아름다움은 정신의 아름다움을 지녀야만 오랜 생명과 향기를 발할 수 있다” 하였다. 김형석(金亨錫, 1920~, 철학자)선생은 “지성은 고상한 미의 원천이다, 얼굴만 예쁘다고 다가 아니다, 미란 생명적이며 전체적인 인간성에서 오는 것이다. 관중에게 항상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바로 그런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에 비하여 지나친 지적 빈곤이나 교양의 저속함은 혐오를 가져올 뿐 아니라 외양적인 미에 대하여 불쾌를 자아내는 경우도 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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