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비의 섬 울릉도 가는 뱃길이 시끄럽다… 노선운영권 잡음

  • 입력 2016.08.01 00:00
  • 수정 2016.08.02 09:15
  • 기자명 김정혜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아고속, 포항-울릉 노선 매각 후

계열사 동원 후포-울릉 노선 증편

포항-후포 무료셔틀버스 운행 승객 유치

포항-울릉노선 매입 대저해운 속앓이

▲ 경북 포항-울릉에 여객선을 운항했던 대아고속이 대저해운에 노선 영업권을 매각한 후 대아고속의 계열사 제이에이치페리가 포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의 경북 울진 후포에서 울릉도를 가는 여객선을 증편 운항해 대저해운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2일부터 경북 울진 후포와 울릉을 다니는 제이에이치페리의 여객선 씨플라워2호 모습. 제이에이치페리 제공.
▲ 경북 울릉 울릉읍 도동항에 정박 중인 여객선 썬플라워호(2,934톤ㆍ920명). 과거 썬플라워호로 경북 포항-울릉 노선을 운항했던 전 주인 대아고속해운과 대아로부터 이 구간 영업권을 매입하고 선박을 빌려 운항 중인 새 주인 대저해운이 썬플라워호의 수리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kjh@hankookilbo.com

신비의 섬 울릉도 가는 뱃길이 시끄럽다. 대아고속해운이 포항-울릉간 노선 운영권을 매각한 뒤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노선에 운항횟수를 늘리면서 포항-후포 구간에 셔틀버스를 투입, 포항-울릉간 고객 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포항-울릉간 노선을 매입해 운항중인 대저해운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아고속해운 계열사인 제이에이치페리는 지난 4월 후포-울릉 노선에 새로 건조한 씨플라워 2호(388톤ㆍ443명)를 건조해 투입했다. 지난 2년간 휴항과 재취항을 반복하던 끝에 새 배를 투입하고, 매주 금~일 3일간 운항하던 것을 매일 운항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8일부터 포항시 중심가인 포항육거리 중앙아트홀 앞에서 울진군 후포면 후포여객선터미널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키로 했다. 중앙아트홀은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이에 대해 포항-울릉 노선 면허를 사들인 대저해운이 제이에이치페리가 주중에도 운항을 시작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저 측은 2014년 3월 대아 측으로부터 124억 원을 주고 포항-울릉 노선영업권을 매입할 시 경업금지를 약속 받았지만 대아가 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대저 측은 “후포-울릉노선을 운항하는 제이에이치페리는 대아의 특별관계사로, 대아가 울릉 노선 매각 후 경쟁 노선에 더 많은 정원의 더 빠른 새 배로 증편 운항하는 것은 영업확장행위로 상법 상 경업금지에 해당하는 계약위반이다”며 지난 4월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시간변경 운항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하자 대구고등법원에 항고했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민사1부(재판장 황영수)는 최근 “후포-울릉 노선이 포항-울릉 노선과 경쟁노선으로 경업금지의 대상이 된다는 대저의 주장은 인정되나 대아가 대저와 계약할 시점인 2014년 2월 후포-울릉 노선에 주중 운항 중이었다”며 대아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대저 측은 “대아로부터 포항-울릉 노선 영업권을 최종 인수한 2014년 3월에는 후포-울릉 노선에 금ㆍ토ㆍ일만 운행 중이었고 계약서상 ‘계약일 또는 양수양도일’로 명시한 만큼 양수양도가 완료된 2014년 3월 현재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종전에 대아가 운항하던 포항-울릉 항로와 이 노선에 다니던 여객선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역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저는 포항-울릉노선을 매입한 뒤 대아 소유의 썬플라워호(2,394톤ㆍ920명)를 연간 13억 원의 용선료를 주고 빌려 운항하던 중 검사비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대저 측에 따르면 검사비가 5,000만 원 이하면 대저측이, 초과면 대아가 부담하기로 계약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실시한 검사에서 검사비가 20억 원이나 나왔지만 대아측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그 비용을 용선료에서 차감하자 대아 측이 선박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작은 상점 주인도 가게를 팔고 나면 근처에서 장사하지 않는 게 도리인데 대아가 계열사를 통해 상도덕에 어긋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말했다.

이에 대아고속해운 관계자는 “포항-울릉 노선을 매각한 대아와 후포-울릉 노선을 가진 제이에이치페리는 엄연히 별도의 회사이며 이번에 추진되는 무료 셔틀버스는 울릉주민을 위한 것이다”며 “대저가 사사건건 문제 삼아 직원 모두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