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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교육칼럼 마음의 여유와 휴식

  • 입력 2016.06.15 00:00
  • 수정 2016.06.21 16:16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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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시인

본격적인 하절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공부해야할 분량은 많은데 능률은 오르지 않고 기대하는 변화 또한 제 때 일어나지 않으니 생활에 활력 잃고 학습 의욕조차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의 세계와 목전에 전개되는 현실이 일치되지 않는 상태를 A.카뮈는 ‘부조리’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부조리는 인간의 숙명이기 때문에 도피하려 해 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끌어안고 용감하게 그것과 맞대결하는 것만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뮈가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 한다.”라고 말할 때, 그 ‘반항’은 부조리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그것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적극적이고도 도전적인 삶을 의미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용감히 맞선다고 부조리한 현실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시련이 다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것도 아니다. 참고 견딜 수 있는 시련이라야 보약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은 때로 견디기가 너무 힘 든다. 부모님은 백점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받아든 오십 점이라는 이 부조리한 현실이 부모, 자식 간의 신뢰와 소통을 막아버린다. 잠시의 휴식도 없이 내일이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빡빡한 일정들이 그들을 이리저리로 몰아붙일 것이다. 부모님들은 엊그제 일처럼 느껴지는 자신들의 어린시절을 다시 돌이켜 보며 자녀들을 좀 더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자.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어른 아이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땀과 감동이 바로 그것이다. 땀에는 신체적인 활동과 공부가 포함된다. 그러나 몸과 두뇌의 땀은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감동과 함께할 때보다 생산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감동은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잊게 해주며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우리는 생산적인 휴식을 통해 그 활력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

울리히 슈나벨은 휴식은 자유 시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태도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필요할 때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고, 늘 바빠서 허덕이는 것이 만성적인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충고 한다. 휴식은 전체 시간의 길이보다는 밀도 있는 순간의 길이로 그 질이 결정된다. 자연 속에서 단 한나절이라도 사랑하는 부모, 형제와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 잠시 음악과 함께 빠져보는 황홀경, 몸과 마음을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 운동이나 독서 등 일상을 떠나 자신을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밀도 있는 휴식의 순간을 가져보자. 간혹 쉬어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게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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