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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최고 의성고등학교

  • 입력 2016.06.15 00:00
  • 수정 2016.06.21 16:10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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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로 떠나는 우수학생 비율, 3년사이 70% -> 30%

▲ 의성고등학교 이세형 교장

의성고등학교는 1946년 중학교로 개교해 1979년 의성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제2의 개교를 했다. 개교 이후 의성을 대표하는 명문고로 자리를 잡았다. 90년대 이후 인근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늘면서 명문고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지만 최근 3년간 다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이는 지자체와 지역주민, 학교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해 학력 향상과 재능 개발,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학력의 경우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전국학업성취도평가에서 경상북도 학력향상우수고로 선정됐다. 중학교 3학년 때 성적과 고등학교 2학년 성적을 비교해 3년 연속 높은 성취율을 기록한 것. 이세형 교장은 “지난해 수능 시험에서 수학 과목 1등급~3등급을 기록한 학생의 비율이 35%에 이르며 인문계와 자연계에서 전영역 1등급 수험생을 각각 1명씩 배출했다”면서 “시골학교에서는 쉽지 않은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다양한 성과를 내면서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 중 70%가 타지로 빠져나가던 것이 지금은 30% 정도로 비율이 줄었습니다.” 이 교장은 “의성 학생이 전원 의성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물론 타지의 학생들도 의성으로 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성적향상 짱 3학년 배재윤 [전국 1%]

▲ 3학년 배재윤

“욕심 내지 않고 한 과목씩 정복해나갔죠”

“중3 때 문득 전교 1등 하는 친구가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저도 공부해야겠단 생각을 했죠.”
그 즈음 성적은 전교 40등이었다. 그 친구는 그때도 전국 1~2% 성적을 냈다. “천천히 가기로 했어요. 너무 욕심내면 쉽게 지칠 것 같아서요. 우선 잘하는 과목부터 완전정복하기로 했어요.” 과학이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성적을 올리기로 결심했을 때의 평균 성적은 80점대. 한 개 이상 틀리지 않을만큼의 실력을 갖추기로 했다. 한 학기만에 만점 혹은 1개 틀리는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갔다.
다음 과목은 수학이었다. 과학과 마찬가지로 수학도 독학으로 파고들었다. 모르는 건 선생님에게 물었다. “독학의 장점이 많아요. 학원은 일률적으로 진도를 나가는데, 혼자 하면 부족한 부분을 얼마든지 파고들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개인 맞춤 학습이 되는 거죠.”
수학은 오래 걸렸다. 중3부터 고1 막바지까지 1년 반을 투자하자 원하던 만큼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어 사회 등, 차례대로 한 과목씩 정복해나갔다. “처음 입학할 때 전국 30%였는데, 고2 여름에 드디어 3%에 진입했어요. 새로운 과목을 시작할 때마다 ‘이거라도 잘하자’는 생각으로 파고 들었는데, 욕심 내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아요.”
배 군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당장의 목표를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재능 짱 2학년 하경훈

▲ 2학년 하경훈

‘유명 명문고보다 실속있는 학교가 최고’

이과 전교 1등 하경훈(이과·2) 군은 타지로 고교진학을한 친구들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의성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도시에서 공부하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 농촌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 큰 것 같아 지원했어요.”
고교진학 선생님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많은 혜택과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는 말에 따라 고교진학을 앞두고 주위에서 타지에 있는 학교를 알아 볼 때 그는 농어촌학교의 장점을 찾았다. 중학교 때 평균 20등이었던 성적은 고교입학 후 상위권에 맴돌았다. 비슷한 성적으로 대구에 있는 학교로 진학했던 친구들과는 달리 승승장구했다. 그는 상위권 성적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비결을 ‘의성군 장학회에서 지원하는 유명대구학원에서 주말특강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성군의 지원 덕분에 취미와 학업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해줬다.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가 되기 때문에 학습 분위기는 최고예요. 도시와는 달리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상위권 성적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목표로 하는 그는 장래희망이 제약회사 연구원이라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가 발병했을 때 치료제가 없어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특정 분야의 연구를 통해 정복하지 못한 변종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재능 짱 2학년 김호건

▲ 2학년 김호건

‘빙판 위의 활약을 보여주는 컬링 국가대표선수가 꿈입니다’

김호건(문과·2) 군은 지난 2월 컬링 주니어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전국 1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의성에서 스포츠 신동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중학교 1학년 때 컬링경기를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배운 게 주니어선수까지 되었어요. 경기 특성상 배경기장이 없으면 시작도 할 수 없었지만, 의성에 경기장이 있어 배울 수 있었고 선수까지 된 것 같아 운이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 컬링을 배울 때 ‘단순히 취미로 하고 말겠지’라며 보던 이들도 각종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자 ‘스포츠 신동’이 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에게도 잠깐의 슬럼프가 있었다. 급하게 배웠던 탓인지 자만을 했다. 지역 대회에서 승승장구 후 전국대회에서 출전했다가 등수에 못 오른 적이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사자성어를 실감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좌절감을 느꼈다. 그 후 1년 넘게 미친듯이 연습을 했다. 그의 열정을 한 학교에서도 보충수업을 빼줄 만큼 지원했다. 주니어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했다. 국제대회에서도 3등을 했고 지역에서도 대표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때 전국대회에서 좌절감을 맛보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의 성적을 내지 못했을 거예요. 학교에서도 방과 후 보충수업을 빼줄 만큼 지원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김연아가 ‘빙판 위의 꽃’이라면 자신은 ‘빙판 위의 벌’이라고 말하는 그는 국가대표를 꿈꾸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재능 짱 3학년 윤수현 [의성고 최고의 뮤지션]

▲ 3학년 윤수현

“세계를 감동시키는 가요를 만들고 싶어요!”

“‘마마우’ 정휘인 씨에게 제가 직접 작곡한 곡을 건넸어요.”
의성고 최고의 뮤지션 윤수현 군은 마마무를 위해 다섯곡을 작곡했다. 한곡은 단체곡이고 나머지 네 곡은 각자 멤버에게 어울리는 곡이다. 윤 군은 “마마무가 직접 불러줄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가수들에게 내 곡을 선물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윤 군의 원래 꿈은 가수였다. 뮤지션의 꿈을 완전히 접은 적도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소위 ‘중2병’을 심하게 겪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부모님이 학교로 불려오기까지 했다. 아버지가 쭈뼛거리며 교무실로 들어오는 모습을 본 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뒤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바꾸었다. 사회에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가기 재능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는 선생님의 충고를 듣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다만 가수에서 작곡으로 주력 분야를 바꾸었다. “올해 1월부터 정식으로 작곡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열심히 배워서 세계를 감동시키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윤 군의 작곡 스타일에선 벌써 프로 냄새가 난다. 악상이 떠오를 때마다 뒤로 미루지 않고 바로 폰으로 녹음을 한다. 그런 후 악보로 옮긴다. 작곡 의뢰를 받고 곡 만들기에 몰두하는 프로 작곡가의 집중력 못지않다. 의욕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
“정휘인 씨가 제 곡을 불러주겠죠? 마마무가 원하기만 한다면 열 곡 정도는 더 만들어 줄 수 있어요…….”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인터뷰_ 김주수 의성군수

▲ 김주수 의성군수

"소통하는 교육 정책으로 인재의 요람 만들 것!"

“자식을 걱정 없이 교육시킬 수 있는 곳이 가장 살기 좋은 고장입니다.”
학생 유출은 농어촌 지역의 가장 큰 고민이다. 90년대 이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과정을 마친 후 인근 대도시로 진학하는 학생이 대폭 늘었다. 의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행히 몇 년 사이 빠져나가는 숫자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육 기반을 다지지 않으면 일장춘몽에 그칠 수도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학생이 줄어드는 것은 지역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교육 경쟁력을 높이려면 교육 관계자뿐 아니라 지자체와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소통의 교육이다.

김 군수는 역대 단체장 중에서 가장 교육에 관심이 많은 수장으로 통한다. 교육에 관련된 문제라면 교육장뿐 아니라 도교육감까지 직접 찾아가 머리를 맞댈 정도로 적극적이다. 김 군수는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총무과에 인재양성부를 신설했다. 이어 지역주민과 지역 중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교육 현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기본 자료를 얻었다. 5월에 교육관계자와 군의회 의원, 관낸 각 학교장과 학부모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의성군 인재육성 기본 계획을 세웠다. 어떤 일에도 돈 문제가 빠질 수 없다. 의성군은 확고한 의지를 가진 김 군수의 영향으로 민과 관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교육에 관한한 아낌없이 지원하는 분위기다. 2016년 4월가지 130억에 가까운 기금을 조성했다. 이를 아끼지 않고 전액장학금과 교육 지원 사업 등에 쓰고 있다. 구체적인 세목을 살펴보면 의성향토인재양성원 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초중 학생 영어 교육 지원 등에 사용했다.
김 군수의 최종 목표는 다양한 인재를 배출하는 의성이다. 성적 위주의 교육보다는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다.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한류 열풍의 주역인 황치열 같은 인재를 키우는 일 역시 우등생을 격려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공부면 공부, 예술이면 예술, 체육이면 체육, 타고난 재능을 잘 갈고 닦아서 고향 의성과 나아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인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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