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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최상대의 '공간에서 산책하는 삶과 인생' 25

  • 입력 2016.06.07 00:00
  • 수정 2016.07.06 18:32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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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학관, 한국문학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시 도 단위의 ‘시민회관’ ‘문화예술회관’은 70, 80년대에 생겨났다. 7080 올드팝 세대들은 대학의 강당 체육관 ‘시민회관’ ‘문화예술회관’ 에서 문화를 향유한 시대였다. 90년대, 지방자치제의 부활과 함께 구청(區廳)단위의 ‘구민회관’ ‘여성회관’ ‘복지시설’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주 5일제 정착과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높아짐에 따라서 다양한 문화시설들로 확대된다.

이 시기의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전국 각지 미술관 문학관의 탄생이다. 문학 컨텐츠 아이콘의 개발은 지역마다 문학관 탄생으로 이어지며 미술관 문학관 하나 없으면 문화적 낙후지역인 듯 여겨지기도 한다. 지역의 문학기념관 성격들은 민간에 의해 소규모 시설로 출발한 경우가 많았다. 외국 도시의 거리에서나 시골 마을에는 그 지역에서 탄생한 예술가들의 생가 기념관이 보존되어 관광 상품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아왔다.

대구미술관은 2011년에 대구문학관은 1014년 개관되었다. 대구문학관은 중앙로 향촌동 입구에 있었던 옛 상업은행 건물을 문학관으로 개조하여 문을 열었다.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문학관은 오랜 시간동안 논의가 있었지만 입지와 규모 등에서 과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 자연환경에서의 넓고 새로운 문학공간의 계획은 보류하고 대구시의 재정상태와 도시재생의 추세에 맞추어 1912년 지역 최초의 일반은행(선남상업은행) 장소이며, 60년대에 지어진 근대건축물 원형을 보존 재생하여서 대구문학관이 입주하게 되었다.

건물1,2층에는 중구청 관할의 ‘향촌문화관’, 2,4층은 ‘대구문학관’이 지하에는 국내 가장 오래된 음악감상실 ‘녹향’이 자리하여서 복합적 문학공간이 되었다. 문학관에는 일제강점기 문학으로 저항하고 민족혼을 불태운 문단의 선각자들, 1950년대 현진건, 이상화, 이장희 등의 작가들과 대구문학아카이브, 문학공방, 문학서재 등이 있다. 3층에는 대구에서 발행되어 한국 근대문학의 토대가 된 동인지 ‘죽순’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자리한다.
근대건축 원형을 보존 제약으로 드라마틱한 공간적 스토리가 없다는 점도, 초기 옥상공간으로 연결하는 아트리움공간의 상실도 아쉽다. 3층 문학서재에 앉아 바라보는 창문 밖의 향촌동과 근대골목의 풍경에는 시간의 켜가 겹겹이 쌓여있는 듯하다. 지금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유치경쟁으로 각 도시와 지역 나라 전체가 뜨겁다. 지난해 12월 ‘문학 진흥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의 문학자산을 수집, 전시, 연구하고 국민교육 기능의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지 결정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의 유치위원회는 지역의 문학적 역량과 특성을 그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첫째, 한국문학의 발원지이자 근 현대문학의 요람으로서의 역사성을 내세운다. 신라의 향가,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의 탄생, 이상화 이육사 현진건 등 항일저항문학의 산실, 6·25 한국동란 시 문학인 예술인들의 집결지와 문학의 수도 역할이었다는 점이다.

둘째, 전국에서의 접근성과 타 지역과의 관계성이다. 서울에서 두 시간 이내, 전국 어느 곳에서도 하루 만에 다녀 갈 수 있다. 6.25 한국동란을 전후하여 전국의 문인 예술가들이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는 그 흔적들이 북성로와 향촌동에 존재하고 있다.

셋째, 서울을 제외하면 문사들을 가장 많이 배출하였으며 문인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대구경북은 학문을 숭상한 선비정신, 양반정신의 영남학파의 예향이다.

넷째, 한국문학관이 건립될 최적 후보지의 확보이다. 구, 두류정수장은 두류공원 일대와 문화 시설과 연계하여 국제적 관광명소의 가능성을 가진다. 또한 구, 경북도청 후적지도 적정 부지로써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섯째, 국가 균형 발전의 차원이다. 대구는 국립 문화시설이 대구박물관 1개소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국토의 균형 있는 개발은 시대의 당면 과제이다.

어느 날 신문기사 1면에 이렇게 실리기를 바란다.<‘국립한국문학관’ 건립지, 대구가 결정되다!> 어찌되었던, 문학적으로 읽혀지고 미학적으로 보여지는 대구의 새로운 문학관 건축을 그려본다.

▲ 최상대 / 한터건축 문화대로 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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