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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청도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 오명은씨

  • 입력 2016.06.02 00:00
  • 수정 2016.06.14 10:34
  • 기자명 최규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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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소통의 달인이 되고 싶어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 13년차,
베테랑 주부이자 똑 소리 나는 커리어우먼 오명은씨(34). 그녀의 전화기는 24시간 쉼 없는 핫라인이다. 직장인,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살림은 물론 기본적인 통역에서부터 다문화가정의 대소사를 해결해주고, 청도군 다문화 관련 주요 행정업무를 척척 수행하는 등 ‘팔방미인’이란 말이 더없이 어울린다. 때문에 지역 결혼이주 여성들의 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 이주 여성들과 동행통역으로 은행 일을 돕고 있다.


청도군 건강가정 ·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일을 맡고 있는 오명은씨. 지난 5월 12일 (사)가정
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에서 주관한 ‘좋은 부모되기 운동 7주년 기념식’에서 오명은 · 박규철 부부는 좋은 부모상 7개 분야 가운데 ‘신나는 부모상’을 수상했다.
“너무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고, 무엇보다 아이들한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 게 더없이 뿌듯하면서 감
사하다” 이날 시상식 참석을 위해 서울나들이에 나선 오명은씨 가족은 모처럼 즐거운 하루를 보내며 행복해했다.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 남편 김규철씨(49)도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도록 틈나는 대로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베트남에 계신 친정 부모님이 가끔 한국을 방문해 사돈끼리 정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또한 오명은씨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큰 힘이 된다.

▲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공원에서 통역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

박정근(10)·박영은(8) 남매를 두고, 남편 시부모와 함께 청도에서 즐거운 삶을 꾸려가고 있는 오명은
씨는 늘 배움에 목말라 있다. 주경야독하며 학업에 매진, 지난 2014년 한국복지사이버대학 환경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올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지적 에너지는 한국어학과에 편입을 해 한국어에 능통한 ‘한국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로 이어지며, 오늘도 학구열을 불태운다. 실질적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청도군 건강가정지원센터 송근진 사무국장은 “지역을 넘어 좀 더 넓은 곳에서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게 공부의 길을 열어줬다”며 “한국과 베트남을 위해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존경 반 부러움 반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명은씨의 내일은 ‘맑음’이다. 타국에서 누구보다 당찬 열정으로 일과 가정의 중심을 잡아가며, ‘좋은 부모되기’를 몸소 보여주는 담담한 모습이 절로 미소를 자아낸다. 건강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겠다는 소박하지만 다부진 그의 꿈이야말로 오늘날 가족사랑 단절의 진정한 마침표가 아닐까.


최규열기자 echoi1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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