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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추억의 달동네' 서이환 원장

  • 입력 2016.06.01 00:00
  • 수정 2016.06.13 15:51
  • 기자명 김성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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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 후 인생 이모작으로 '추억의 달동네' 만들어

 

분주한 아침 식탁에 가족이 둘러 앉아 식사 할때면 으례히 아버지의 일장 훈시가 시작된다. 첫째하고 둘째는 학교 마치고 곧장 집으로 와 아버지 일좀 돕고, 셋째하고 넷째는 공납금 단디 챙겨 선생님 갖다드려, 그리고 막내는 차조심 하고.” 아버지의 훈시가 끝나기 무섭게 어머니의 훈시가 곧 시작된다. “밥 남기지말고 싹싹 끍어먹어, 반찬도 남기지 말고” 하면서 김치 국물에 붉그레하게 물든 보자기에 싼 도시락을 하나씩 건넨다. 1960~1980년대 우리나라 일반 가정의 아침 진풍이다. 부모님의 말씀을 잔소리 처럼 입을 삐죽이던 형제들의 모습과 이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되어 그립기만 하다. 경북 경주시 보문과 불국사를 잇는 길목 보불로. 토함산자락에 1950년부터 1980년대 까지 우리네 옛 삶을 엿볼 수 있는 근대사박물관 ‘추억의 달동네’는 2014년 12월 문을 열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최고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추억의 달동네’를 기획하고 조성한 사람은 경주시청 사무관으로 30여년간 공직 생활을 마무리 하고 정년 퇴직한 서이환(64) 원장이다. 경주시청 시회복지과장, 감사과장 등 주요 부서장을 지낸 서 원장은 퇴직 후에도 고향인 경주를 위해 무언가 해야 힌다는 생각을 하던 중 지신과 생각이 같았던 후배 내외와 의기투합해 5260㎡ 부지에 ‘추억의 달동네’를 재현했다. 골목길, 봉건사회관, 학교길 등 11개 테마관은 그때 그시절 소품 1만여점과 조형물 등으로 당시 생활상을 디테일하게 전시했다. 1950년대부터 서민, 평민, 양반층 등 계층별 삶의 모습과 농가, 이발관, 목욕탕, 만화방, 파출소, 병원, 레코드점 등 수십개의 테마 공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하에 마련된 민속관과 영화관은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골동품으로 가득하고, 골목 주류문화를 꽃피웠던 1970년대 선술집과 군내반은 당시의 병영생활을 그대로 추억 할 수 있는 공간으로 50~60대 중년 남성들에 인기가 대단한 코너다. 인상적인 것은 1970년대 실제로 경주 곳곳의 상점에서 사용하던 간판이 그대로 걸렸다는 것과 업장 오픈이 오전 8시30분 부터인 것이 특이하다.

 

이 역시 서 원장이 관광객들의 관광지 입장시간을 당겨 다른 관광지를 더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한 관광객들에 대한 상당한 배려라는 생각에서다. ‘추억의 달동네’ 관계자는 “경주의 명소를 만들기위해 발품을 팔면서 옛 물건을 전국에서 구입하면서 엎그레이드 시키지만 주변에서 전시품을 기증하기도 해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에 딱딱하고 눈으로만 감상하는 정적인 박물관 이미지를 탈피해 관람객들이 옛 골목과 상점 등을 직접 체험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으로 젊은층들이 부모님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즐거웠다는 후기를 어김없이 남긴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경주에는 관광지가 즐비하지만 젊은층들이 즐길만한 관광코스가 턱없이 부족하다” 면서 “젊은층들은 부모세대를 이해 하고 체험 할 수 있고 부모세대들은 옛 추억을 만날 수 있는 관광 코스가 필수적이라면서 앞으로도 업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추억의 달동네’ 는 보불로 민속공예촌 옆에 위치해 동절기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이고 하절기에는 밤 10시 까지 영업하고 있다. 문의는 054-748-5002로문의 하거나 홈페이지 (www.daldongnae.co.kr)를 참고하면 된다.
 

글.사진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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