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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업의 달인 '자연밥상' 전(煎) 아주머니 황화숙 씨

  • 입력 2016.06.01 00:00
  • 수정 2016.06.13 14:37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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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 '맛'보다 더 훌륭한 홍보는 없죠

“전(煎)이 너무 맛있어서 이 식당에 자주 와요.”
올해 초 앞산 맛둘레길에 문을 연 ‘자연밥상’은 밥때가 되면 발 디딜 틈이 없다. 메뉴는 흔한 한식 뷔페에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지만 ‘한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밖에 안 오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메뉴는 ‘전(부침개)’다. 기름기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렸을 뿐더러 식감이 쫄깃하다. 전을 맛보려고 먼 길 마다 않는 손님까지 생겨나고 있다.

 

맛있는 전을 굽는 비결과 기름과 불 조절
자연밥상에서 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주방에서 일하는 황화숙(58)씨다. 황씨는 “외가가 상주에서도 알아주는 부잣집이었는데, 집에서 육포를 만들었을 정도로 음식 문화가 발달해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돌아가신 어머니와 언니 모두 손맛이 좋기로 유명했다”고 밝혔다. 전을 굽는데도 나
름의 비결이 있었다. “기름을 반밖에 안 써요. 그 대신 불을 낮춰서 조금 오래 굽습니다.”
이 요리법의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는 기름이 적어서 느끼한 맛이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식감이 좋아진다. 그는 “기름을 많으면 전이 흐물흐물해진다”고 설명했다. 여느 한식 부패에 올라오는 전이 그렇듯이. 거기다 한 가지 더 덧붙였다. “김치전을 구울 때는 김치를 하루 정도 숙성시킵니다. 조금 새콤해진 상태에서 구우면 훨씬 더 맛있습니다.” ‘자연밥상’의 전성욱 대표는 “자기 식당처럼 일하는 직원”이라면서 “출근도 제일 빠른 모범 사원”이라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이른바 ‘사장의 마인드를 가진 직원’인 셈. 이유가 있다. 황 씨는 결혼 직후부터 한번도 쉬지 않고 사업을 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IMF의 충격이 가라앉을 즈음 체육복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한때 직원이 20명이 넘었다. 2008년 경영이 힘들어져 문을 닫았지만 그때 사업의 생리나 인력 관리 등에 대해 많이 배웠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직원은 직원일 뿐
“사장 마인드가 있고 직원 마인드가 있어요. 직원 마인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직원이더라고요. 자기 일을 해본 사람은 사장의 마음을 잘 알죠.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식당 사장님 경험도 있다. 공장 문을 닫고 몇 년 쉬다가 식당일을 시작했다. 달서구 송현동에 연 해장국집을 열었다. 일년 정도 하다가 무릎이 안 좋아져 접었지만 지금도 맛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대구 최고 국밥 중의 하나로 회자된다. 자연밥상에 올 때는 새로 식당을 여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연밥상을 ‘내 사업’이라고 생각에 더 열심히 음식을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체육복을 만들던 시절에도 품질이 제일 중요했어요. 그 다음에 홍보가 필요하죠. 음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점에서 ‘맛’보다 더 훌륭한 홍보 수단은 없어요. 말로는 그럴싸하게 포장할 수 있어도 맛은 못 속이거든요. 그 원칙에 충실하면 어떤 식당이라도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글=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사진=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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