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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이도선 영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 아닌 도시재생에 보람”

  • 입력 2016.05.02 00:00
  • 수정 2016.06.08 10:19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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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단에서 보다 요즘 보람을 더 느낄 때가 많다”
동양대학교 부총장을 지내고 지난해 8월 퇴직한 이도선 교수가 내민 명함은 ‘영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었다. 이 센터장은 도시재생에 대해“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어렵사리 생활하는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이 아니라 쇠퇴한 도심을 개선해 기능을 회복함과 동시에 자생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드는 도시 새마을운동이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은 낙후한 지역을 헐어내고 빌딩, 아파트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도시 리모델링 사업이다. 쇠락하는 원도심의 주민은 물론 환경 문화 역사 인문 등을 간직한 상태로 지역을 새롭게 재탄생 시키고 원주민들의 소득 방안까지 마련해서 경쟁력 있는 마을공동체로 재생하는 사업이다. 영주의 후생시장 중앙시장 구성마을 등 3개 구도심 재생 착수 1980년 유럽에서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시작됐다. 영주시는 특별법 제정과 동시에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에서 전국 86개 신청 지방자치단체 중 13곳의 한 곳으로 선정됐다.

 

영주시는 현재 영주동의 후생시장, 중앙시장, 구성마을 등 3개 권역에서 사업비 200억원으로 2017년 말 완공을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주동은 중앙선 영동선 경북선 등 3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기차역과 영주시청(당시 군청) 경찰서 등이 밀집했던 영주경제의 중심지였다. 1973년 영주역, 1980년 시청, 지난해 경찰서 마저 떠나는 등 지금은 중심상권에서 멀어져 노후화 현상이 빚어지는 지역이다.
이 센터장은 “2년 전 센터 사무실이 있는 후생시장에 처음 왔을 때는 점포 딸린 40여 가구가 쇠퇴해 건물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했고 화장실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곳은 고추상회가 건물을 둘러 싸고 있어 고추시장이 열리고 도로 가에는 조그마한 의상실, 전파사, 사진관, 식당 등이 입주해 있다. “일제시대 건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50∼60년대 지어진 근대식 건물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건물 뼈대만 남기고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과거 여인숙을 게스트룸으로 꾸미고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도 짓고 공터는 공연장과 인형극장으로 만들고 있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근대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시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구 영주역 부지에 1982년 건립한 2층 건물의 중앙시장은 지역 청년들의 생활 예술과 관련한 점포창업을 지원해 상가에 활기를 불어 넣는 한편 새로운 브랜드
로 상권회복을 노리고 있다. 1961년 영주 대홍수로 수해민들이 정착해 형성된 구성마을은 노인복지네트워크 구축 등 노인이 행복한 마을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공동으로 묵 공장을 운영하면서 묵의 재료인 메밀꽃길을 조성하고 동네 목공소를 활용한 여러 사업과 꾸러미채소가게, 지네약방 등을 운영해 자생력을 키우기로 했다.
이 센터장은 “후생시장, 중앙시장, 구성마을을 하나의 도시투어 코스로 연결해 영주의 소백산 부석사 소수서원 무섬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밤낮 찾아 오는 명소로 조성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원주민 소득방안 마련 등 자생력 갖추게 지원 그는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하드웨어 보다 주민들이 앞으로 스스로 살아 갈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걱정이다. 그는 “내년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되면 앞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데 대부분 노령층이라 걱정이 앞선다”면서 “그래도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 잘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등 법인화를 통해 자생력 갖춘 마을공동체로 구축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사업의 법적 기구이지만 센터장과 8명의 활동가, 코디네이터 등이 거의 자원봉사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영주시도시재생사업 국토부 선정 최우수 등급 받아 이 센터장이 이끄는 영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전국 13개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평가한 결과 매우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도시재생지원센터와 권역별 코디네이터 및 주민리더 사이의 역할 분담과 협업 체계 구축 및 핵심 콘텐츠를 구체화하기 위한 경쟁력 있는 단위사업을 도출해 낸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센터장은 “영주가 선도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참고할 도시가 없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모범사례로 선정된 만큼 영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도 시재생지원사업이 확대되도록 좋은 결실을 맺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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