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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에게 장학금 주는 김동진 씨

‘가문 장학제도’로 명문가 만들어가는 할아버지

  • 입력 2016.05.02 00:00
  • 수정 2016.06.07 18:07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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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71ㆍ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장학금 주는 할아버지’다. 손자들이 하나둘 입학하던 즈음에 학교생활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차원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여느 장학회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김 씨는 “손자가 8명이라 장학금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운영하고 있는 목욕탕과 헬스장이 잘 되고 있어서 목표액은 쉽게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장학 기금을 1억 원 이상 모았다. 최종 목표는 3억 5천만 원이다. 장학금 수여 세목이 흥미롭다. 입학은 물론이고 성적과 학급 회장 같은 활동까지 장
학금이 수여한다. 맨 처음 시작한 제도는 올백(100)제도였다. 하나가 틀리면 ‘아차’, 두 개 틀리면 ‘아차차’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러다 차츰 항목을 늘렸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을 때 주는 장려금도 마련했다. 이 장려금은 교내에서 받는 상과 시군구 단위, 전국 단위, 세계 단위로 나누어서 다르게 차등 지급한다. 교내의 상을 수상해서 받아간 장려금은 숱하다. 세계 단위 상을 받은 경우도 나왔다.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 하나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미술대회에 출품해 우수상을 탄 것. ‘지도자 장학금’도 있다. 학급 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모임이나 단체에서 장(長)을 맡을 경우다. 손자들이 각자 속한 곳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장려하려고 만든 만들었다.

 


장학금 규모가 가장 큰 부문은 대학 입학 장학금이다. 이 경우도 지역에 남는 경우와 서울에 갈 경우를 구분했다. 서울은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장학금 규모를 키웠다. 얼마 전에는 며느리의 강력한 요청으로 아이비리그 입학 장학금도 마련했다. 김 씨는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만한 손자가 2명 있다”고 흐뭇해했다. 가장 재밌는 분야는 참가상이다. 할아버지 댁에서 시상식을 여는데, 상을 받은 손자
‘가문 장학제도’로 명문가 만들어가는 할아버지 손자에게 장학금 주는 김동진 씨는 물론이고 손뼉을 치는 손자들에게도 참가비를 준다. ‘사촌’이 잘 되는 걸 함께 기뻐하고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가문 장학제도를 후대에도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가문 장학제도’를 잘 운영해서 누구든 열심히만 하면 돈 걱정 없이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장학제도를 구상했는데, 잘 안 됐습니다. 이제 제가 어렵사리 출발을 시켰으니 대대로 내려가면서 가문의 훌륭한 전통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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