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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유승민계 몰락… ‘나홀로 생환’ 유승민 앞길 험난할 듯

  • 입력 2016.04.14 00:00
  • 수정 2016.04.14 11:11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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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갑 류성걸ㆍ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조해진 후보도 석패

▲ 대구 동을 유승민 후보가 대구 북갑 권은희, 동갑 류성걸 후보와 대구 동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앞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유승민(대구 동을)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흰색(무소속)바람을 일으켰던 ‘친유승민계’ 의원이 모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동지’와 합동공약을 발표하고, 내 선거처럼 뛴 유 의원은 나 홀로 생환함에 따라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 새누리당에 복당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등 친유승민계 후보 3명은 모두 낙선했다. 여론조사에서 한때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에게 앞서기도 한 류 후보와 출구조사에서 엄용수 새누리당 후보를 근소(1.9%포인트)하게 앞선 조 후보조차 ‘1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승민 의원과 경북고 57회(1976년 졸업) 동기동창이기도 한 류성걸 후보는 같은 동기동창인 정종섭 새누리 후보에게 5.89%포인트 차이로 졌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6.2%포인트 차이가 거의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동갑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을 단수 추천했으나 후보등록이 시작되면서 김무성 대표가 ‘옥새파동’을 일으켜 전국적 주목을 받은 곳이다. 김 대표는 친박계와 협상 끝에 동을의 이재만 예비후보를 희생시키는 대신 진박인 정종섭 추경호 곽상도 후보를 양보했다.

대구 북갑의 권은희 후보는 일찌감치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출구조사에선 24.0%로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54.1%)에게 더블스코어 이상 뒤졌고, 실제 개표결과 24.34%를 얻는데 그쳤다. 새누리당 정태옥 후보는 더블스코어가 넘는 53.72%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새누리당의 막장공천 이전부터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에게 뒤졌던 곳이어서 내심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예상 밖의 표 차이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승민 후보는 류성걸 권은희 후보와 뜻을 같이하고 북구 팔달시장 산격시장 등 상대 지역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원유세를 펼쳐왔다. 또 선거구가 금호강을 끼고 서로 붙어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금호강벨트 합동공약발표회’까지 열었다.

조해진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결국 5만1,976표(38.72%)를 얻어 5만5,854표(41.60%)를 얻은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에게 3,878표차로 졌다. 조 후보 사무실은 물론 출구조사결과가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던 유 후보 사무실도 침통해졌다. 유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보았다. 유 후보는 지난달 31일 조 후보 출정식을 시작으로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6시30분 경남 밀양관아 앞 마지막 유세까지 모두 5일이나 경남을 찾을 정도로 공을 들였던 터라 그 충격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박빙 지역에서 친유승민계 후보들이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은 세불리를 느낀 새누리당 후보들이 지난 6일 두류공원에서 무릎을 꿇는 이벤트를 벌인 것이 먹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대구 동갑의 경우 수십 년간 변화의 무풍지대로, "그래도 1번",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밑바닥 정서가 '배신의 정치'를 용납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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