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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실크로드 2차탐험 성공하려면

  • 입력 2013.04.10 00:00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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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3시(현지시간)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시 장안성 북문. 굳게닫힌 성문이 활짝 열리면서 보름간 5,066㎞를 누빈 대한민국 경북도 실크로드탐험대원 75명이 드디어 목적지인 시안 땅을 밟았다. 황사비도 이날 탐험대원들의 벅찬 감동을 막지는 못했다. 입성식에 이어 대당서시호텔에서 열린 축하만찬에서는 동고동락한 동료 대원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감회에 젖는 물기어린 눈망울도 많이 목격됐다.

버스만 하루 12시간 가까이 타기도 했고, 식중독 증세로 얼굴이 퉁퉁 붓기도 했으며, 견해 차이에 따른 고성도 없지 않았다. 더구나 당초 예정된 중국 측의 환영행사들이 대부분 축소, 취소되면서 대원들의 자긍심을 상하게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탐험대원들은 한 명의 낙오도 없이 경주를 실크로드의 거점도시로 재조명하는 1차탐험의 임무를 마치고 무사 귀국했다. 경주실크로드학을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기 위한 최종 목표에 비춰봤을 때 괜찮은 출발이라 평할 만 하다.

이제 7월이면 2차탐험대가 떠난다. 시안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1만2,000여㎞의 대장정이다. 1차탐험은 탐험이라는 명함도 못낼 지도 모른다. 노파심에서 얘기하자면 중앙아시아 5개국을 넘나드는 2차탐험은 미리 준비하는 만큼 성공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1차탐험대는 실크로드 현장에 대한 사전지식이 너무 없었다. 현지에서 겨우 탐험지의 내용을 알게되어서야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서둘러 2차탐험대를 조직, 3개월 정도 남은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 7월17일∼8월31일 45일간으로 예정된 탐험일정은 너무 짧다. 전문 탐험대도 일주일 중 하루 휴식은 필수다. 게다가 신라의 발자취를 찾는 탐험이라면 응당 특정지역에서는 심화답사가 필요하다. 허겁지겁 시한에 ?기기만 해서는 안될 일이다.

1차탐험대는 대학생과 시군공무원,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가했다. 2차는 이제 전문가 집단이 주축을 이뤄야 한다. 실질적인 성과물을 생산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탐험대장과 대원간 역할 분담도 명확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2차탐험에서는 전시성 행사의 거품을 빼기 바란다. 사실 중국 측에서 환영행사 해주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단지 예정돼있다 축소, 취소된 것이 못마땅할 뿐이다. 2차탐험대는 8월31일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개막식 참석 만으로도 족하다.

알아서 잘 할텐데, 1차탐험대원의 잔소리가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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