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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최고 - 포항제철고등학교

  • 입력 2016.03.29 00:00
  • 수정 2018.05.10 10:18
  • 기자명 김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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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제철고등학교 전경

교육 환경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한 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는 수시에 강한 학교로 유명하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 수시에만 18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정시 합격자는 14명으로 수치로도 수시에 강한 학교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수시합격률 강세는 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한몫했다. 포항제철고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시합격률 높이기 계획을 짰다. 2002년 러시아 대학 교수를 초빙해 진행하는 수월성교육프로그램인 HSP(Honors Students Program)를 도입했고, 2005년부터 국내 대학 교수들을 초빙해 R&E(Reserch & Education) 교육프로그램을 운용, 심화ㆍ특성화 학습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서울대 수시 합격생 숫자가 두 자리로 뛰어올랐다.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했다. 다양한 수준의 학습동아리와 봉사활동이 중심이 된 자율동아리 활동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토론 수업을 강화하고 있다. 교사들이 하브루타 교수법 연수를 받아서 유대인식 토론법을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진행하는 모의 UN 토론 대회인 포스문(POSMUN), 학생들이 TED 강연 동영상을 제작해 경연을 펼치는 포스테드(POSTED) 등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 김성경 포항제철고등학교 교장

김성정 교장은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맞춰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학교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3학년 정미래

국어 짱 3학년 정미래(모의고사 만점 다수)

문제와 보기 먼저 보고 지문을 읽어요

미래 양은 수재들이 즐비한 포항제철고에서도 인문계 ‘국어의 신(神)’으로 통한다. 모의고사에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대개 만점을 받는다.

미래 양이 제일 먼저 밝힌 국어 시험 잘 보는 비결은 ‘문제를 먼저 읽으라’는 것이다.

“문제를 먼저 읽어야 지문에서 무얼 집중적으로 봐야할지 알 수 있습니다.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거죠. 게다가 고전시가 문제 중에는 지문을 읽지 않고도 풀이가 가능한 문제도 많습니다. 문제 푸는 시간을 확실히 줄일 수 있습니다.”

문과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국어 문제는 비문학, 그중에서 과학 관련 지문이다. 과학과 친숙하지 않다보니 관련 내용이 나오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미래 양은 “해결책이 아주 간단하다”고 밝혔다.

“과학 상식을 쌓아야 하겠죠. 하지만, 두루뭉술하게 과학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1학년 때 배운 ‘융합과학’ 교과목에서 시험 지문을 많이 가져옵니다. 교과서만 읽어도 과학 상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2학년 김경민

재능 짱 2학년 김경민 - 춤신동

영천의 댄서 킴!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가 될 거예요

초등학교 4학년 때 SBS ‘스타킹’에 출연해 ‘벨리댄스 신동’이라며 춤꾼으로 소개된 김경민 군의 꿈은 의사다.

“조금 뚱뚱한 편이지만 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춰요. 봉사활동 가는 요양원에서는 최고의 스타죠.”

초등생 때 그의 재능을 알아본 밸리댄스 원장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춤을 배웠다. 밸리댄스 1년 과정을 한달 만에 통과해 그는 ‘춤신동’으로 소문이 났다. 영천과일축제에 출전해 전문 댄서를 제치고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얼마 후 SBS ‘스타킹’에서 출연섭외가 왔다. 방송 출연 후 한동안 전국구 스타 대접을 받았다.

학교행사는 물론 봉사활동에서도 춤실력을 발휘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한 요양원에서 치매환자가 김군의 이름을 기억하고 “언제 오냐”고 물어보곤 했다.

그의 꿈은 춤추는 의사다. “환자들의 몸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재능으로 마음도 같이 치료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나눔 짱 2학년 백나연 - 모의고사 1등급

이태석 신부처럼 한국의 슈바이처가 될래요

백나연(이과2)양의 별명은 ‘슈바이처’다. 장래희망이 의대교수인데다 봉사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친구들의 학업 고민까지 들어주는 상담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마이시스터즈키퍼’란 책을 보고 의대교수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의술의 한계를 극복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보다 밝혀지지 않은 질병을 연구하고 미개척 분야를 밝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것, 그후 이태석 신부 같이 해외 의료봉사자로 활동하는 것이 꿈이다. 봉사자로서의 마음가짐도 어른스럽다.

“형식적인 봉사나 상담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어요. 봉사활동도 마음을 맞추는 것이 봉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의 고민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라고 생각해요.”

계기가 있었다. 장애시설에 봉사활동을 갔는데 한 장애인이 ‘형식적으로 봉사하러 오는 것은 오히려 귀찮다’는 말을 듣고 ‘진심이 통하지 않으면 헛된 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매사에 신중하게 되었다.

“봉사나 나눔은 형식적인 것에 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진심을 가지고 마음이 통하는 봉사가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해요.”

▲ 3학년 이대희

성적향상 짱 3학년 이대희(3.1등급?1.3등급)

이론과 실전이 더해지니 천하무적이죠!

대희 군은 내신기준 1학년 2학기 3.1등급에서 2학년 2학기 1.3등급으로, 1년 사이 2등급 가까이를 올렸다. 대희 군의 비결은 ‘다양한 교내대회 참여’.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이 많은 포철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공부를 통해 이론을 다지고 교내 활동으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교내 영어말하기 대회 대상, 교내 모의UN회의 장려상 등을 받으며 탄탄히 실력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다양한 교내 활동은 이 학교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해요. 대회를 준비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또 친구들과 즐겁게 경쟁하며 실전 경험을 쌓으니 배운 게 저절로 소화됐죠. 처음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큰 힘을 발휘해요.”

수업시간 중에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집중해서 들은 뒤, 저녁 자습시간에 핵심 내용을 다시 요약했어요. 2학년 내내 꾸준히 했더니 흐름이 잡히더라고요. 공무에 흥미도 생기구요. 지금은 공부가 훨씬 더 재밌어 졌어요.”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하자’란 모토에 맞게 졸업할 때까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이 목표다.

 
▲ 3학년 장소영

성적향상 짱 3학년 장소영(모의고사 340?400)

나에게 꼭 맞는 맞춤형 공부방법을 찾아야죠!

소영 양의 2학년 11월 모의고사 점수는 400점. 꿈꾸던 만점을 받았다. 1년 전, 1학년 9월 모의고사 점수는 340점이었다. 1년간 꾸준히 노력한 결과였다.

“1학년 때 받은 시험점수를 보고 깜짝 놀랐죠. 기대만큼 높지 않아 속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좌절하기는 않았어요 ‘잘하는 친구가 많아서 그런 거야. 나도 열심히 해서 올려야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점수가 나오지 않는 원인을 파악하고 나에게 적합한 공부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자신 없는 과목과 자신 있는 과목을 구별해 맞춤형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 없는 국어 과목은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야자시간에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자신 있는 수학과 화학과목은 경시대회에 나가 상을 받으며 자신감을 더 키웠다.

자신 있는 과목 점수를 꾸준히 유지하고, 자신 없었던 과목 성적이 향상되니 성적향상이 절로 됐다.

“아직 하고 싶은 걸 딱 못 정했어요. 과학수사대, 의사, 화장품 연구원까지. 관심 있는 분야가 많아요. 그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거겠죠. 무엇을 꿈꾸든 이룰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거에요.”

 
▲ 3학년 이지윤

수학 짱 3학년 이지윤(모의고사 만점 다수)

답지엔 정답이 없을 수도 있어요

“수학은 외워서 풀려고 하면 안 돼요. 문제를 이해하면서 풀어야 나중에 비슷한 유형에 맞닥뜨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어요.”

‘평범한’ 진리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따라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지윤 양이 남다른 점은 ‘답지’를 대하는 태도다. 그는 “답지에 모두 정답뿐이라고 믿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과정을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답지에 나오는 풀이법이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더 쉽게, 빨리, 효율적으로 푸는 방법이 있습니다. 답지를 그대로 따라서 풀면 말 그대로 ‘막노동’이 되기 십상입니다. 다양한 풀이법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은 개념이다.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다른’ 풀이법을 이해하거나 활용하기 힘들다. 여기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생님들 중에 이런 풀이법을 터득해서 전수하는 분들이 많아요. 수업 중에 그런 내용을 가르쳐 주시면 답지에는 없는 ‘정답’을 얻는 기분입니다. 수학이 훨씬 재밌어지죠. 수업을 등한시하고 문제풀이만 하면 절대 깨달을 수 없는 금과옥조 같은 ‘수학의 지혜’들입니다.”

▲ 이향근 학부모

학부모 인터뷰 - 이향근 학부모

아낌없이 주는 부모보다 ‘받아주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학부모 이향근(53)씨는 문과 전교 1등 정미래 양의 어머니다. 미래 양은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이 씨는 “놀이터 삼아 도서관에 데리고 다닌 것이 공부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집 근처에 서점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출근’을 했죠.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졌어요. 집에서도 책장에서 책을 뽑아오면 언제든 읽어줬죠.”

초등학교 때는 시내에 있는 큰 서점까지 진출했다. 전집도 읽고 싶다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사줬다. 아무리 권수가 많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 어릴 때 독서를 습관화 한 결과 중ㆍ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중학교 땐 다양한 방면의 서적을 찾아서 읽더니, 고등학교 올라와선 주로 철학책을 읽어요. 독서가 공부의 기본 체력을 키워준 것 같아요.”

‘말하기’도 신경썼다. 미래 양이 가장 좋아하는 토론상대는 바로 부모님이다. 미래 양은 “엄마와 토론하는 게 제일 재밌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경청을 잘하세요. 저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다 그래요. 이것해라, 저것해라, 하고 지시하는 투의 말도 전혀 안 하시구요. 눈 높이에서 진지한 대회가 되니까 어머니와 토론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어머니는 “밥상에만 앉으면 스위치를 누르기라도 한 듯이 말이 쏟아지기 시작한다”면서 “밥상이 우리 집 아고라”라고 말했다.

쓰기도 빠질 수 없다. 미래 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쓰기’를 했다. 수업 시간에 필기도 꼼꼼하게 하지만 자신만의 공책도 따로 만들었다. 집에 돌아와 수업 내용뿐 아니라 배운 것과 관련된 지식을 책과 인터넷에서 찾아 보충한다. 미래만의 맞춤형 연구 공책이다.

“한번은 미래 친구 하나가 미래처럼 공책을 따로 만들어서 작성했는데 학원 선생님이 보고는 ‘쓸데없는 짓 한다’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학생 개개인의 흥미가 반영돼 있다 보니 언뜻 잡다해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변 지식이 많아야 핵심 내용을 더 깊고 강렬하게 이해하고 기억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결코 쓸데없는 짓이 아닙니다.”

미래 양에게 학교 공부는 ‘공부의 일부’인 듯했다. 그만큼 공부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었다. 어머니는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도서관 순례’였다”면서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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