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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최고 - 경산고등학교

  • 입력 2015.12.01 00:00
  • 수정 2016.03.24 16:23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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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부터 고3처럼 ‘열공’하는 비결은?

‘상전벽해’. 경산고등학교에 가장 어울리는 사자성어다. 1967년 상업계고등학교로 출발해 2011년 자율형공립고에 선정되었고, 매년 서울대를 비롯해 수도권 명문대에 30명 내외씩 진학시키는 학교로 자리 잡았다.

 

경산고는 학교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터만 세 번 옮겼다. 경산역 근처에 개교한 뒤 정평동으로 이전했다가 2000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학교 구성원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애쓴 결과 2013년에는 경상북도교육활동 최우수학교에 선정되었고, 지난 1월에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공모전’에서 우수학교에 뽑히기도 했다.

경산고를 졸업해 지난해까지 동창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학부모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영환(56)씨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약했는데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교의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졸업생으로서 너무 뿌듯하고 흐뭇하다”고 밝혔다.

2012년 자공고 체제로 본격 전환하면서 경산고에서 가장 공을 들인 시스템은 조기진로집중과정이다. 1학년부터 인문과 자연으로 반을 나누는 시스템이다. 공부에 대한 목표의식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시행 후 학생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87%가 ‘만족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1학년들 학습 분위기가 확 좋아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대학이 12개나 산재한 지역적 특징을 십분 활용해서 창의적 체험 활동에 주변의 대학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그 결과 체험활동의 폭과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고 대학 진학에도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일례로, 2013학년과 2015학년에 성적이 비슷한 학생이 경쟁률이 대동소이한 학과에 수시 원서를 냈다. 2013년에는 떨어졌지만 2015년에는 당당하게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영남대 경제과 교수의 지도로 소논문을 작성한 것이 좋은 점수로 연결됐다.

우등생뿐 아니라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도 각별하다. 학생 선택형 방과후학교에 수준별 강좌를 개설하는 것은 물론, 인근 영남대 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1:1 멘토링 학습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20명까지 치닫던 기초 학력 미달자가 2015년에는 1명으로 줄었다.

▲ 손상화 교장

인터뷰 - 손상화 교장>

“경산고를 경북 최고의 명품 명문 중심고로 도약시키겠습니다.”

손상화 교장은 공모를 통해 지난 2015년 9월1일에 제17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손 교장은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했다. 포항여고, 포항고 등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시지도를 담당했고, 울진, 영덕, 포항지역의 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면서 행정적 역량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교장은 “책상머리 인성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의 심성을 반듯하게 만들고,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높여 학력을 신장시키는 동시에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라고 믿는다”면서 “학부모가 만족하고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 인터뷰>

◆ 한소영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들 원서 쓰고 소개서 쓸 때 와서 도와주었다. 서울로 간 선배들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후배 간의 정이 이렇게 도탑구나 싶어 감동스러웠다. 중재해준 학교도 고맙고 선배들에게도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도기순

학교 축제 때 학생들이 행사를 주도했다. 선생님들의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 그런지 학생회를 비롯해 학생들의 자존감이 높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무슨 일이든 자기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듯하다.

◆ 박경분

아이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중학교 때까지 예천에서 다녔다.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반크를 비롯해 5개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 교내 동아리가 75개에 이른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대만족이다.

◆ 강영환

동창회 회장을 역임한 후 학부모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본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학교에 더 애착이 가고 발전하는 모습이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자공고가 된 이후로 전혀 다른 학교로 탈바꿈했다. 경북 최고의 명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1학년 최홍일

◆ 성적향상 짱 1학년 최홍일

‘역사 전쟁’ 결국 게임과의 전쟁이었죠

 최홍일 군은 10등 내외의 성적으로 입학해 지금은 전교 1등으로 치고 올라왔다. 중학교 때는 30등에 머물렀다. 성적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고등학교에서 50등 밖으로 밀려났을 것이다.

최 군에게 가장 힘들었던 과목은 국사였다. 외워야 할 양이 너무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학교에서 주최한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다.

“선배가 강의 중에 비법을 알려줬어요. 전체적인 틀을 잡은 후 살을 덧붙여 가라고 하더군요. 귀가 번쩍 뜨였죠. 그때까지 그저 되는대로 뒤죽박죽 공부했거든요.”

선배의 조언에 따라 큰 틀을 잡은 뒤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연결시켰다. 어느 순간 역사의 흐름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역사가 한 줄로 꿰어지는 느낌이었다. 최 군은 “무작정 공부하는 것보다 선배들의 학습법을 참고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고백했다.

공부법보다 더 힘든 장애물도 있었다. 바로 ‘공부의 제1 공적’으로 통하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최 군은 공부 시간을 확보하려고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게임을 완전히 끊기는 힘들 것 같아서 토요일 오후에만 게임을 하기로 계획표를 짰어요. 토요에 실컷 할 수 있단 생각을 하면 주중에는 그럭저럭 참아낼 수 있어요. 대학교 갈 때까지 게임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 같아요, 하하!”

김광원 기자

▲ 1학년 구민수

◆ 재능 짱 1학년 구민수

“몰래 연습해서 ‘쇼미더머니’ 본선 진출 했어요”

‘쇼미더머니 3’ 본선까지 진출한 래퍼 구민수(고1) 군의 첫인상은 예상 밖이다. 힙합바지에 레게머리를 상상했지만, 여느 학생과 다름없는 단정한 옷차림이다.

“힙합을 좋아한다고 레게머리에 요란한 옷차림을 떠올리면 안 돼요. 진짜 래퍼는 마음의 외침을 랩으로 승화하는 거예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힙합에 관심을 가진 그는 독학으로 힙합의 세계에 들어섰다. 랩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연습한다는 말을 듣고 비웃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쇼미너머니3’ 예선을 통과하자 ‘경산의 래퍼’란 소문이 났다. 700여 명이 출전해 예선을 통과한 이는 300명이었다. 그 중 고등학생 5명, 기성 가수 109명 이었다. 혼자서 교복을 입고 본선에 진출했지만 최종 탈락했다.

“솔직히 상금 3억이 탐났다기보다 제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전국에서 내노라는 실력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본선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 제가 공부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1년째 작곡을 하는 곡이 있을 만큼 음악에 빠진 그의 진로는 벌써 정해져 있다. ‘쇼미더머니 3’에서 만난 유명 래퍼에게 ‘래퍼는 옷이나 입기술이 아닌 경험을 통한 마음의 소통’이라는 충고를 들었다. 실용음악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기 위해 그만의 대입을 준비 중이다.

김민규 기자

▲ 2학년 이수범

◆ 재능짱 2학년 이수범

‘감동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이수범 군은 미술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그것이 자신의 꿈으로 이어졌다. 이 군의 꿈은 확고하다. 바로 시각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이 군의 어머니도 미술을 하셨다. 그 덕에 애니메이션, 포토샵, 기초 미술은 어머니에게 배웠다.

지금은 여러 단체에서 주최하는 UCC대회, 미술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올해 교내 학급환경꾸미기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경산시에서 주최한 산림보호사진공모전에서 시장상을 수상하는 등 그간의 노력이 조금씩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미술학원엔 안 다녀요. 그래서 조금 뒤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지만,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많이 도와 주세요.”

이 군은 학교생활에서도 친구들의 많은 모범이 되고 있다. 교내 상벌점이 보통 50점 내외면 높은 축에 속하지만 그는 무려 160점이나 획득하며 압도적인 1등을 차지했다.

이 군은 여러 시각 디자인 분야 중에서도 사회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공공 시각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했다.

“독서와 여행,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어요. 단순히 미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김재현 인턴기자

▲ 2학년 최민기

◆동아리활동 짱 2학년 최민기

사회를 밝게 비추는 기자가 될래요

최민기 군은 글쓰는 것이 즐겁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남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최 군은 ‘NIE로 통하는 세상탐구’ 라는 독서논술동아리의 단장을 맡고 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만화를 볼 때 저는 뉴스나 신문을 보곤 했어요.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일에 대해 직접 정리를 해보면서 글쓰기 연습을 많이 했어요. 재밌더라구요.”

경산고 내에서도 독서논술동아리의 활동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경산시교육청에서 주최한 ‘응답하라 NIE가족신문’ 대회에서 다른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수상한 것. 기세를 이어 올해는 창작과비평에서 지원하는 학급문집만들기 사업에 당선되어 문집도 만들고 있다.

최 군은 다른 무엇보다도 동아리 활동을 통해 효율적인 단체생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다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게 정답이 아니더라구요. 단체 생활에서는 협업이 포인트였어요. 비단 글쓰는 것 뿐만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최 군의 꿈은 기자다. 단순히 글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을 누비며 생동감 있는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

“동아리활동은 제가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어요. 앞으로는 글쓰기 연습 뿐만아니라 여러 분야를 두루 공부해서 접하면서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김재현 인턴기자

▲ 3학년 예성은

◆ 수학 짱 3학년 예성은

수학 1문제를 2달 동안 풀었어요

예성은 군은 문과 전교 1등에 문과 수학 짱으로 통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중학교 때는 수학 성적이 100명 중에 90등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독하게 마음먹고 수학에 덤벼들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수학은 수업 시간 외에는 손도 대지 않았거든요. 고등학교에 올라오자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할 수 없이 수학과의 전쟁에 돌입했죠.”

먼저 자기 분석에 들어갔다. 문제를 외워서 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개념 정립을 시작으로 수학적 사고를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 겨울 방학을 개념 정립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집중했습니다. 기본 개념을 염두에 두고 문제를 풀기 시작하니까 뭔가 서광이 비치는 것 같았습니다.”

모르는 문제는 끝까지 파고들었다. 2번을 풀어도 모르는 문제는 별표를 쳐놓았다가 주말에 다시 풀었다. 주말에도 안 풀리면 별을 하나 더 붙였다. 시험 직전까지 답지를 열어보지 않았다. 어떤 문제는 2달 동안 답지 없이 풀이에 몰두하기도 했다.

악착같이 풀자 1학년 2학기 모의고사에서 55점을 받았던 수학이 2학년에는 80점대로 올라섰다. 3학년인 현재는 대부분 만점, 틀려도 하나 이상은 오답을 내지 않는다.

김광원 기자

▲ 3학년 배형익

◆ 리더쉽 짱 3학년 배형익

“대학생 모델 섭외했더니 만능 학회장이래요”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배형익(문과3)군은 적극적인 성격과 리더쉽 탓인지 유독 학생들이 따른다. 1학년 때부터 학생회에 참여해 3학년 학생회장에게 ‘학생회장감’이란 칭찬을 들었다. 선배들의 지지에 힘입어 학생회장선거에 출마표를 던졌다.

“선거운동은 학생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등교 시간에 일찍 피켓을 들고 인사하고, 단순한 공약보다 왜 제가 학생회장이 되어야 하는가를 알렸어요.”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도 잠시였다. 도맡아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느껴졌다. 학교축제의 기획은 물론 대학교 모델과와 무대를 같이 기획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직접 인근 대학 모델학과에 찾아가 설득해 무대에 모델을 세웠다. 그 후 동급생 입장에서는 ‘안 되는 것이 없는 학생회장’으로 통한다.

“원래부터 이렇게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를 믿어 준 친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싫었다. 도전하고 행동한 학생회장을 맡고 나서 학업성적도 덩달아 올랐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자 고민상담까지 들어온다.

“막상 닥치면 주저앉는 사람과 일단 해보는 사람, 두 종료의 사람이 있어요. 선자가 되느냐 후자가 되느냐는 주위환경의 결정 한다고 봐요.”

김민규 기자

▲ 2학년 이호준

◆ 독도 짱 2학년 이호준

“독도 분쟁은 전 국민운동 보다 이해하는 것이 먼저예요”

독도문제을 토론하고 공부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호준(고2) 군은 동아리 내에서 독도 마니아로 통한다. 독도에 대해 웬만한 역사학과 학생보다 많이 알고 있다. 작년에 독도 관련 UCC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가 처음 독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교 때였다. 어머니와 시내에 갔다가 고등학생 형이 독도에 관련된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아, 창피하겠다”고 말했다. 순간 어머니가 따끔하게 꾸짖었다.

“뭐가 창피한데? 잘못된 것을 모르고 바로잡지 않은 것이 더 창피한 일이다”

집에 온 후 어머니로부터 독도 특강을 들었다. 아베와 신사참배, 일본의 독도 침범 시도 등을 들었다. 그뒤로 친구들에게 독도를 알리기 시작했고 독도 관련 토론 동아리도 가입했다.

친구들을 설득해 길거리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대부분 그냥 힐끗 쳐다보고 지나쳤지만 칭찬해 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얼마 전부터는 어린이집에 독도조기교육을 위한 제안서를 만들고 있다.

컴퓨터 공학도가 꿈인 이 군은 대학에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독도 개인홈페이지를 만들어 SNS를 통해 전국민운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전 국민이 독도 역사를 제대로 알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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