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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의 미식예찬 톰얌쿵.부이야베스,삭스핀 (세계 3대 스프)

  • 입력 2015.12.01 00:00
  • 수정 2016.03.24 14:58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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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의 미식예찬

톰얌쿵.부이야베스,삭스핀 (세계 3대 스프)

▲ 경북대학교 겸임교수/ 음식 칼럼니스트

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톰얌쿵(Tom Yam Kung)과 프랑스의 부이야베스, 중국의 삭스핀을 세계 3대 진미 국물음식인 스프로 불린다. 톰얌쿵은 시큼하고 달달하면서 칼칼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레몬의 신맛을 진하게 간직하고 있는 허브인 레몬그라스(lemon Grass)가 요리 맛을 좌우한다. 신선하고 상큼하고 스파이시한 레몬 향기에 시큼한 향미도 있다 톰얌쿵에서 쿵은 태국어로 새우를 뜻한다. 새우 스프내지는 새우국물요리다 톰얌은 쿵 말고도 다른 주재료를 넣기도 한다. 그때마다 이름이 달라진다. 닭고기를 넣으면 톰얌카이가 된다. 흰살 생선 스프는 톰얌푸라 라고 한다. 그밖에 돼지고기.쇠고기등을 넣을 수도 있다 닭고기로 육수를 낸 다음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레몬글래스.고추.생강과 식물 뿌리로 생강보다 큰 아삭 하는 식감과 상큼한 향기에 풋풋하면서 매콤달콤한 맛이 있는 갈랑갈(Galangal).라임.죽순.가지.당근.고추등을 넣는다. 국물에 야채와 향신료 향이 우러나도록 한소끔 끓인 뒤 손질한 새우와 넣고 피시소스.레몬주스.톰얌소스로 간을 맞춘다. 대게는 맑은 빛인데 코코넛 밀크를 넣어 국물이 우윳빛 나는 것도 있다 마지막에 고수를 얹는다. 먹는 내내 뜨거워야 제 맛이 나므로 신선로나 세라믹용기에 담아 식지 않도록 한다. 매운맛.단맛.기분좋은 짠맛과 고소하고 새콤한 국물 맛을 복합적으로 느낄수 있다 부이야베스는 프랑스의 남부 지중해와 접해 있는 프로방스 지방의 열대 향취가 넘치는 정열적인 땅의 요리로 '끓이다'라는 의미인 부이야(bouillia)와 '낮추다 혹은 떨어져 내린것'라는 의미의 베쎄(baisser), 두 개의 동사를 합쳐 부르는 유명한 지중해식 생선찌개인 부이야베스(bouillabaisse)는 옛 어부들이 고기를 잡은 뒤 좋은 것은 내다 팔고 상품 가치가 없는 것은 흔히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야채를 넣고 스프를 만들어 먹었고 프로방스의 속담 '수프가 끓으면 불을 줄여라(quand ça bouille tu baisses)'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손질한 아구.성대.농어.붕장어등의 생선과.새우.조개.랍스터등을 올리브유와 토마토.마늘.양파.감자‘페넬(fennel).셀러리.와인를 넣고 끓인 탕이다 샤프란으로 향을 낸다. 들어가는 재료나 조리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강한 향을 내는 페넬과 마늘은 빠지지 않는다. 마르세유 지역에서는 대여섯 가지 생선을 넣는 대신 조개류는 들어가지 않으면 기름도 버터류는 넣지 않고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 야채를 올리브 오일로 데치다가 살이 풀어지지 않는 순서대로 생선을 끓인다. 대서양 연안의 브르타뉴 지방에는 우리의 경상도식 추어탕처럼 생선뼈까지 함께 오랜 시간 고아 나오는 것도 있다 식탁에 낼 때는 수프와 생선을 따로 담아낸다. 따로 다른 접시에 내는 부이야베스의 해산물을 우이으(rouille)라는 올리브유.마늘.사프란.카이엔 고춧가루를 넣은 마요네즈와 함께 나오는 소스를 빵에 발라 부이야베스 국물에 적셔 먹는다. 고기 육수의 터프한맛이 아니고 생선육수의 마일드한맛에 은은한 향.부드러운 생선에 국물의 시원함까지 보탠다. 스페인에도 조개류를 좀 더 넣은 사르수엘라(zarzuela)라는 비슷한 음식이 있고 포르투갈에는 어부들이 즐겨 먹는 칼데이라다(caldeirada)라는 해물찌게가 있다 중국의 샥스핀(shark's fin)은 중국에서 전복.제비집과 더불어 3대 요리로 꼽힌다. 상어 지느러미 연골을 말린 것으로 만든 요리로 중국어로는 위츠(어시,魚翅)라고 부른다. 중국 광동지방에서는 무시불성석(無翅不成席, 샥스핀이 없으면 연회가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귀하게 여기는 요리이다 샥스핀은 무색.무미.무취라서 특별한 맛은 없지만 연골부분이라 씹히는 촉감이 독특하며 지느러미에 결이 있어 맛이 속까지 잘 배여 든다. 상어는 50cm정도의 아주 작은 것부터 길이 18m정도 까지 자라는 대형까지 전 세계적으로 250여종이 있다 그중에 청상어의 등지느러미 부분을 최고로 친다. 지느러미의 힘줄이 굵고 길며 .색이 밝고 빛나면서 광택이 나고.매끄러운 것이 좋다 많이 불어나 크기가 큰 것을 최고로 친다. 비계와 비슷한 육질이 켠켠이 나누어져 있고 콜로이드가 풍부하다 마른상어 지느러미를 물에서 6-7시간 삶아 찬물에 행군다음 조미해서 먹든지 기름에 볶은 후 삶는 방법과 볶거나 삶거나 한 것을 다시 조리하는 방법.약한불에 은근히 익히거나 탕으로 끓이기도 한다. 담백한 맛으로 야들야들하면서 꼬들꼬들 입안에서 통통 튀는 식감이 특이하다 입속에서 씹을 것도 없이 착 감기는 맛이다 샥스핀의 유래는 대항해 시대의 정화 원정대로 유명한 명나라 시절 동남아시아 지역을 지나다가 먹을 것이 부족해 식량을 찿다가 원주민이 잡아 먹고 버린 상어의 지느러미 이었다 그 맛이 의외로 맛있어서 지금은 중국은 물론 중화권의 별미가 되었다 상어는 지구상에 공룡과 같은 육지 척추동물이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바다에 살아 왔던 걸로 추정된다. 요즘은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삭스핀 요리를 법으로 금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어의 포획과 지느러미 채취가 오랫동안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면서 많은 종의 상어가 멸종위기에 처했고 지느러미를 채취하는 방법이 너무 비인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전통과 문화는 시대의 흐름과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간다. 앞으로 삭스핀은 전 세계의 윤리적 소비지향에 따라 식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있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는 진귀한 요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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