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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신도시 계획인구 25분의 1

  • 입력 2016.03.23 00:00
  • 수정 2016.03.24 09:03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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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엔 공무원임대아파트만 불… 다른 지역은 적막강산

명문고 설립, 도로 개통 등 정주여건 개선 시급

▲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입주가 시작된 우방아이유쉘 1차 아파트 입구 동 건물에 한 가구에만 불이 켜져 있다. 멀리 상록아파트가 밝은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2016-03-23(한국일보)

22일 오후9시30분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가장 번화가로 꼽히는 상록아파트. 644세대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이곳은 3가구 당 1가구 꼴로 불이 켜져있었다.

입구 옆 편의점인 GS25에는 귀가 전 생수와 과자를 사는 도청 직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인근 우방아이유쉘 1차와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는 40세대 안팎의 동 건물 당 불이 켜진 곳은 1, 2곳 뿐이었다. 가로등 불빛이 끝없이 이어지는 경북도청 신도시의 밤거리는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이전 한 달째를 맞은 경북도청 신도시의 인구 유입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현재 도청신도시에 전입신고한 인구는 476세대 1,056명으로 1단계인 행정타운 조성단계(2010∼2015)의 목표인구 2만5,500명의 4.14%에 불과했다. 25명 목표에 1명이 전입한 것이다.

이달 입주가 시작된 우방아이유쉘 1차 아파트는 798세대 모두 분양이 끝났고, 지난해 12월 입주한 현대아이파크는 489세대 중 96%인 471세대가 분양된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입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신도시에는 내년 입주예정인 우방아이유쉘 2, 3차와 호반베르디움 1, 2차 아파트 등 모두 5,013세대의 분양물량 중 96%인 4,789세대가 분양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벌써 아파트 매매 가격이 분양가보다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록아파트 입주자 중에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우방과 현대아파트도 장래 투자목적으로 매입한 경우가 많아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유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인근 상가와 기관들의 개점 및 이전도 늦어지고 있다. ‘상가 분양ㆍ매입’이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는 신도시에서 상가는 GS25 하나 뿐이다. 다음달 상가 수 십곳이 문을 열 예정이지만 상록아파트의 도청 직원 등을 제외하면 이용 인구도 없어 활성화는 미지수다.

각급 기관 이전도 목표치에 미달이다. 경북도교육청은 도청과 함께 이전했지만 경북경찰청은 내년 4월 완공 예정이고 경북선관위와 안동보훈지청 등 5개 기관이 입주할 정부지방합동청사는 2019년에야 완공된다.

경북도의 이전 기관 목표치는 130개지만 현재 이전한 기관은 학교안전공제회와 도청우체국 등 11개고, 연말까지 이전키로 한 기관은 19개에 불과하다.

당초 1단계에 추진키로 한 교육기관은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교 1곳 등 6개교지만 올 3월 문을 연 꿈빛유치원과 풍천풍서초, 풍천중 등 3곳이 전부다. 유치원은 6학급에 132명의 원생이 다니지만 학교가 이전한 초교는 32학급에 18명, 중학교는 32학급에 82명이 다니는 것에 그치고 있다.

경북도는 2018년 27학급 945명 규모로 개교 예정인 예천고가 인구 유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명문 기숙형 자율형 공립고를 육성할 계획이다.

경북도청 신도시로 인구 유입이 더뎌지면서 유비쿼터스 시티 조성은 내년 12월, 도립 공공도서관 건립은 2018년 6월, 원당지 둘레길 조성은 내년 4월로 미뤄지고 있다. 또 길이 8.5㎞의 예천∼도청 진입로는 국비 확보가 늦어지고 문화재발굴과 보상 문제가 겹치면서 올 10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한편 경북도는 23일 도청 회의실에서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도청 관계자는 “경북도가 랜드마크가 되면서 지역성장의 거점을 마련했으나 정주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고 안동과 예천 두 도시 간 행정구역 경계에 따른 생활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널려 있다”며 “다른 도청신도시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 경북도청 신도시의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상록아파트에 불이 환히 켜져있다. 하지만 길 건너 상가는 아직 건물 공사도 끝나지 않은채 '매매 임대'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2016-03-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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