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포항공대 교수 강의도중 “세월호 희생 학생들, 생각하는 습관 없었다” 발언 논란

  • 입력 2016.03.16 00:00
  • 수정 2016.03.17 18:37
  • 기자명 김정혜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포항공대 교수의 세월호 희생 학생 폄하 발언과 관련, 해당 교수의 공개 사과와 학교 당국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총학생회의 성명서가 학생회관 입구에 붙어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포스텍(포항공과대) 교수가 강의 도중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두고 ‘생각하는 습관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포스텍 총학생회에 따르면 9일 대학생활과 미래설계 과목을 담당하는 H교수가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생각'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세월호 사건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이유는 생각하는 습관이 없어 선박 관리자의 지시를 아무런 생각 없이 믿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H교수는 또 “생각을 하는 습관이 없으니까 (희생된 학생들이) 그냥 선장이 하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들은 것”이라며 “나가야 할지 아닐 지 자신이 생각하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단원고 학생과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교수 발언은 한 학생이 강의 다음날인 10일 페이스북의 익명 커뮤니티인 ‘포항공대 대나무숲’에 올려 알려졌다.

포스텍 총학생회 학생교육위원회는 곧바로 사실 관계를 조사했고 여러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한 뒤 교수 공개 사과와 학교 측의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포스텍 총학생회는 성명서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죽은 이유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 발언은 참사에 대한 몰이해에 따른 망언이다”며 “최근 연세대 교수도 ‘세월호 참사 때 학생들이 개념이 있었다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상황에서 그와 똑같은 발언이 우리 학교에서 나왔다는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H교수는 내부망을 통해 “나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상처를 받았다니 유감이고 미안합니다”라며 “작년에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 이의를 제기한 학생이 아무도 없었는데 작년에는 학생들이 상처를 안 받았는지 또는 받고도 참았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남겼다.

대학 측은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수업의 담당교수를 교체하기로 했다.

대학 관계자는 “해당 발언은 학생들에게 대학생으로서 필요한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조언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나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나와서는 안 될 부적절한 것이었다”며 “향후 수업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