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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주수 의성군수

  • 입력 2016.03.07 00:00
  • 수정 2016.03.08 09:58
  • 기자명 유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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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청 시대, 의성이 꽃피는 시절

▲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꽃이 피면 농부들은 마음이 바빠집니다. 열매를 맺기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옛 성현은 꽃피고 열매 맺는 일에 대해 이런 경계의 말씀을 남겼습니다.

‘싹이 났어도 꽃 피우지 못하는 것이 있고,

꽃은 피었으나 열매 맺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의성은 지금 꽃피는 시절입니다. 어쩌면 해방 이후 최고의 봄일 지도 모릅니다.

지난 2월 도청이 안동ㆍ예천으로 이전했습니다. 의성은 신(新) 도청이 자리 잡은 안동ㆍ예천의 배후도시로서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를 얻었습니다.

이 큰 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의성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기대하고 설레는 것 이상으로 긴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군청 직원은 물론이고 군민 여러분과 출향인사까지, 한 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의성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야 할 때입니다.

- 봄, 불꽃같은 열정과 기다림으로 맞는 축제

우리 앞에 너무도 많은 숙제가 산재해 있습니다. 저는 발전하는 의성,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의성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고 미래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단순한 농산물 생산지에서 벗어나 농업 6차산업화 실현을 앞당기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산물 가공 기술 개발과 교통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지역 경관을 세련되게 바꾸고 관광ㆍ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행복과 꿈이 있는 삶터, 사람들이 몰려오는 아름다운 의성이라는 포부가 120% 실현될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꽃 같은 열망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겨울 제철을 잊고 망울을 터트린 꽃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꽃들이 말을 한다면 “겨울답지 않게 푹한 날씨에 계절을 착각해 너무 일찍 얼굴을 내밀었다”고 변명할 것입니다. ‘철없는 꽃’이지만, 저는 그런 꽃을 사랑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실수란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 준비성과 열정이 없었다면 봄날을 깜빡 놓치는 꽃나무가 태반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봄에 꽃이 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자연스럽단 말은 쉽게 쉽게 저절로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개나리 한 송이도 불꽃같은 열정과 기다림으로 노란 빛을 터뜨리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의 흥이 의성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사람은 꽃과 다릅니다. 때를 놓치고 철을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꽃을 피웠다 하더라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뭐든 쉽게 쉽게 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농림부 차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과 지방의 관청 문화를 비교해 봐도, 일손이 느슨해지는 나이와 직급이 지나치게 이르고 낮은 감이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의성에 몇 백 년만의 천운이 찾아왔습니다. 물 들어올 때 모를 심고, 날 좋은 날 고추를 말려야 하는 것처럼 ‘하늘’이 아무리 좋은 날을 허락해도 사람이 애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의성의 미래는 이제 우리 손에 달렸습니다. 나아가 우리가 계획한 열매를 다 맺을 수 있다면, 의성이 경북의 심장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의성의 심장이 경북을 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나라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지역이 골고루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강해지고 융성해집니다.

저를 포함해 군청직원들 모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구태를 떨치고 일어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민들의 협조와 노력도 중요합니다. 저는 특히, 전국 각지와 해외에 뿌리내린 50만 출향민들에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고향의 미래를 바꿉니다. 간단하게는 고향의 농산물을 애용해주시고, 나들이 계획을 할 때도 우선적으로 고향을 생각해주십시오. 어느 자리에 가서든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고향 자랑을 해주시고, 고향이 도움을 청할 때 집안일처럼 달려와 도와주십시오. 고향이 잘 되어야 어디에서 살아도 떳떳하고 마음이 흐뭇하지 않겠습니까.

출향민들의 지지와 격려가 의성의 힘이고 의성의 미래입니다. 우리가 북을 울리면 밖에서는 장구를 쳐 주십시오. 고향에서 앞소리를 메기면 여러분들이 받는 소리로 화답해주십시오. 의성과 경북에 신바람이 일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흥이 의성과 경북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고향 사랑이 의성의 자랑이자 힘이며, 이 땅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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