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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아니라 대학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

  • 입력 2016.03.07 00:00
  • 수정 2016.03.07 16:52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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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인 근이영양증 앓는 형제 대구대서 함께 공부

▲ 희귀병인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강석준(왼쪽), 석현 형제와 어머니 이윤미씨가 대구대 경산캠퍼스 장애학생지원센터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대구대 제공

“병원이 아니라 대학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희귀병인 ‘근이영양증’을 앓는 형제가 이달부터 나란히 대구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근이영양증은 골격근의 퇴화로 근육 약화와 변형을 보이는 근육병이다.

올해 대구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강석준(19)씨는 형인 행정학과 3학년인 강석현(21)씨와 이달부터 함께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학창시절 역사와 사회 과목을 좋아했던 석준씨는 “사회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대학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친구들도 많이 사귈 것”이라고 말했다.

형 석현씨는 어릴 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공계를 전공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행정학을 공부하며 공무원의 꿈을 키우고 있다.

석현, 석준씨는 각각 8, 6살 때 근이영양증 증세가 나타나 초등학교 때부터 휠체어에 몸을 의지했다.

특히 석준씨는 고교 1학년때 갑자기 쓰러지면서 호흡기를 달고 다녀야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대학 진학에도 회의적이었으나 형의 조언으로 용기를 내게 됐다.

석준씨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형”이라며 “형이 대학 얘기를 많이 해줘서 대구대에 입학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형제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어머니 이윤미(46)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때문이다. 일반학교에 형제를 진학시킨 이씨는 지금도 대구 북구에서 대구대 경산캠퍼스까지 통학을 시켜주는 등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불편함이 없도록 보살피고 있다.

기숙사 우선 배정도 마다한 이씨는 “아들 형제에게 언제든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며 “형제가 대학생활을 잘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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