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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관광기념품’ 왜 안보이나 했더니

  • 입력 2016.02.16 00:00
  • 수정 2016.02.17 09:24
  • 기자명 배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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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사업 육성, ‘공모전’이 끝… 상품화 성공사례 찾아보기 힘들어

▲ 대구 중구 이상화 고택 옆 근대골목 관광기념품 판매 전시대에 엽서 텀블러 거울 등 다양한 소품이 진열돼 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 대구 중구 이상화 고택 옆 근대골목 관광기념품 판매 전시대에는 엽서 텀블러 거울 등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돼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대구 대표관광상품 육성을 위해 대구시와 구ㆍ군에서 열고 있는 관광기념품 공모전 무용론이 일고 있다.

10년 넘게 수백여 종류의 수상작을 냈지만 대부분 상품화에 실패,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관광상품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16년간 대구관광기념품공모전을 열어 2013년 27개, 2014년 17개, 지난해 22개 등 모두 500여 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약령시나 팔공산 등 대구지역 역사나 문화, 자연경관 등을 모티브로 한 귀걸이나 목걸이, 열쇠고리, 향초, 찻잔, 스카프 등이 수상작 반열에 올랐다. 이 같은 공모전 개최를 위해 시는 해마다 수천 만원에서 억대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입하다가 지난해 3,800만원 등 2014년부터 국비지원이 중단되면서 규모가 축소된 상태다.

대구관광기념품공모전 입상작은 전국단위의 대한민국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출품하게 된다.

달성군 등 일부 기초지자체차원의 공모전도 열리고 있다. 달성군은 지난해 7월 제1회 달성군관광기념품공모전을 열어 32개 우수작을 발굴해 전시회를 열고 작품집을 제작, 배부했다. 중구도 2011년, 2012년 대구 중구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열었다.

하지만 이들 입상작을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판매장이 달서구 두류공원 내 대구관광정보센터 한 곳 뿐인 탓이다. 대구 및 경북도 공동브랜드인 쉬메릭과 실라리안, 지역 특산물과 함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시내 백화점이나 기념품판매점 중에서 공모전 입상작을 판매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자연히 판매량도 형편없다. 중구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근대골목투어 홍보 등을 위해 개발한 관광상품을 이상화고택 옆 계산예가와 향촌문화관 등에서 엽서와 연필, 텀블러 등 10 여 종을 판매 중이지만 그림엽서만 1,000여 세트 팔렸을 따름이나. 다른 기념품은 많아야 30개 정도로 알려졌다.

김영조 대구경제창조혁신센터 본부장은 "신선한 아이디어만큼 중요한 게 판로 확보”라며 “수상작을 선정할 때도 '상품화 가능성'과 '소비자 니즈'를 첫째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기만하다. 이모(29ㆍ여ㆍ대구 달서구)씨는 “여행을 가면 기념품을 꼭 구입하는 편인데, 대구에 오는 친지들에게 추천할만한 기념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 출장이 잦은 황모(34ㆍ서울)씨는 “요즘은 대구도 막창 등 먹거리는 늘었는데 마땅한 기념품이 없어 아쉽다”며 “업무 외 시간을 주로 동성로 일대서 보내다 보니 옷 한 벌 산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관광기념품공모전 활성화 방안으로 기획과 심사 과정에 수요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상품화를 위한 물량 확보를 위해 지자체 방문 기념품이나 공식 행사 기념품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 기업인은 “공무원이나 교수들은 아무래도 현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관광기념품도 결국 관광산업활성화를 위한 것인 만큼, 예술작품 공모가 아니라면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수요조사와 판매상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광객들이 찾지 않고 팔리지 않는 관광기념품은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더 이상 상품이 아니다”며 “심사위원구성도 공무원 교수뿐 아니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면 기업인도 많이 참여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심사 기준에 상품화 가능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10명 가량의 심사위원 중 교수가 70~80%, 나머지도 주로 공무원들이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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