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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납세번호 1호 경북광유

3대 100년기업

  • 입력 2016.02.04 00:00
  • 수정 2016.02.05 09:06
  • 기자명 김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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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주춧돌-Keystone of Korea, KK로 사명 변경

본사 리모델링ㆍ녹색사업 진출로 글로벌기업 넘본다

경북광유 초기 임직원들이 대구 중구 서문로 2가 30 본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K제공

경북광유에 항상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대구지방국세청 납세번호 1호가 그것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제대로 형식과 내용을 갖춘 기업으로 대구ㆍ경북 최고(最古)기업이라는 뜻이다.

올해 창사 89주년을 맞은 경북광유는 지난해 케이케이(KK)㈜로 사명을 바꾸고 녹색사업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넘보고 있다. 최고(最古)기업에서 최고(最高)기업으로 비상 중이다. ‘KK’는 Keystone of Korea(한국의 주춧돌), 경북광유의 영어 머리글자이기도 하다.

1927년 석암 박재관이 창업

KK는 지금 박윤경 대표이사의 조부인 석암(石庵) 박재관(1905~1969)이 1927년 ‘대구오일상회’를 창업하면서 시작했다.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18살이 되던 1923년 일본인이 경영하는 석유상회에서 일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신용을 얻었다. 이어 4년 만에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1949년 경북광유㈜로 사명을 변경해 지역 에너지산업을 선도했고 지난해 1월부터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KK㈜로 다시 사명을 바꿨다. 현재 ㈜화경, ㈜서남, ㈜남주에너비스 ㈜금광특수아스콘 등의 관계사와 30여 개의 본ㆍ지점, 직영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ㆍ경북 석유판매사업의 산증인

대구오일상회는 현재 대구 중구 대구은행 대신동 영업부 자리에 있었다. 당시에는 일본인이 세운 조선석유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아 한 홉(약 0.18ℓ), 한 되(1.8ℓ), 한 말(18ℓ) 단위로 대구시내와 경북 칠곡, 안동, 의성 등지까지 배달하는 형식으로 운영했다. 석유의 용도는 주로 호롱불을 밝히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요즘 드링크병 크기에 담아 파는 일이 허다했다. 석유는 또 해방 후 군용트럭을 개조한 트럭 연료로 주로 쓰이기 시작했고, 탱크로리는 1970년대에 들어서서야 선보였다.

창업주는 또 교육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여 중앙상고(현재 중앙 중ㆍ고)를 설립했다. 현재 중앙중고는 박윤경 KK대표이사의 사촌들이 운영하고 있다.

경북광유는 1949년 미국 텍사스 석유회사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사명을 바꾸면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1964년에 현재 SK에너지인 대한석유공사와 대리점계약을 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당시에는 경북광유의 매출 정산이 마감돼야 은행이 문을 닫을 정도로 지역에선 대구은행 다음으로 현금이 많다는 말이 돌았다. 국내 유류업계 최초로 포인트 적립 사은행사를 시행해 다른 주유소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적도 있다.

창업주로부터 주유소사업을 물려받은 2대 박진희 회장은 1969년부터 점촌, 안동, 영주 등지에 무려 37개의 주유소를 개설했고, 이 시기에 회사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경영승계 위기ㆍ무한경쟁 극복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경북광유에도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창업주 사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또 딸 여섯을 둔 2대 박진희 회장이 후계자를 확정 짓지 못하고 별세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발생했다. 회사매각, 존속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첫째인 박윤희씨와 셋째인 박윤경 현 KK대표 대표가 주식을 다른 형제들로부터 유상 양도받아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회사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2005년 첫째는 따로 한국광유를 설립해 분리 독립했다. 이 때문에 KK는 한때 사세가 크게 위축되기도 했다. 이때는 전국적으로 주유소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 경쟁이 치열해진 시기다.

경북광유는 2014년 본점인 중앙주유소 리모델링에 이어 지난해 KK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특히 다가올 100년, 미래도약의 100년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녹색 경영을 통해 제품의 설계, 개발, 제조, 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녹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렌터카 사업과 카드밴 사업을 더 성장 발전시키고, 지역과 지역민과 함께하는 미래의 기업으로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강석기자 kimks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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