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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경안학원, 재단 분규로 교사채용 차질

  • 입력 2016.02.03 00:00
  • 수정 2016.02.04 09:51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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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합격자 발표 무산… 기간제교사도 집단해고 위기

“5일 이사회 새로 열어 결정” 불구 이사들간 극심한 대립으로 불투명

재단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안학원 산하 경안여고 전경.

경북 안동시 경안학원이 재단분규 때문에 교사 신규채용 시험까지 치러놓고 최종합격자를 발표하지 못하는가 하면 기간제 교사 37명 전원이 무더기 해고(계약해지)당할 처지에 놓여 파문이 일고 있다.

경안 중ㆍ고교, 경안여중ㆍ여고를 재단산하에 둔 경안학원은 2016학년도에 7개 과목 10명의 교사를 신규채용키로 했으나 지난 2일로 예정된 최종합격자발표를 3일 현재까지 하지 않고 있다.

재단 측은 경북도교육청에 위탁해 선발한 14명의 1차 합격자를 상대로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 뒤 2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합격자 확정을 위한 재단이사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돼 발표도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안학원은 원래 지난달 29일 제347회 이사회를 소집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8명의 이사 중 과반수인 5명이 참석해 일단 의사정족수를 채웠으나 회의 도중 직무대행 이사 1명이 자신의 의견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며 퇴장하는 바람에 이사회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재단 측은 5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최종 합격자를 선정하고 설 연휴가 끝난 뒤 11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규 교사를 채용하는 중요한 회의에 3명이나 불참했고 1명이 중도 퇴장했던 점에 비춰 이번에는 제대로 합격자를 선정할 수 있을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속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종 면접에 응시한 A씨는 “당초 공고날짜에 맞춰 최종 합격자 발표를 기대했으나 이사회가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는 소식에 헛웃음만 나왔다”며 “이사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안정된 직장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인생 자체가 걸린 일”이라며 조속한 합격자 발표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재단 측은 지난달 4개 중고교에 재직중인 기간제 교사 37명 전원을 해고하라고 해당 학교장에게 통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학교장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2, 3년씩 계약을 연장해 왔는데 한꺼번에 해고하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재단 측에 재고해 줄 것을 문서로 건의했다. 하지만 재단이사진들은 이에 대한 가타부타 결론이 없어 37명의 기간제교사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또 학교 측도 새 학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마당에 기간제교사 신규채용 등 후속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못해 수업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처럼 학교가 파행을 겪는 것은 재단 분규로 8명의 정이사 중 6명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새로 임명한 6명의 직무대행 이사들이 5대 3으로 갈려 대립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번에 이사회 무산의 계기를 제공한 이사도 직무대행 이사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사회 기능을 상실한 직무대행 이사에 대한 이사승인을 취소하고 도교육청이 관선이사를 파견해 학교를 하루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재단이사의 자격 등을 둘러싸고 지루한 소송이 벌어지면서 직무대행 이사들이 월권으로 정상적인 학교운영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며 “이사들끼리 싸우든 말든 학습권과 교권침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재단 이사들이 직접 면접을 참관해놓고도 최종합격자 발표를 미루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불합격(예정자)자들이 다른 직장에 지원할 기회마저 뺏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5일 이사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않는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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