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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가족 106살 할머니, 이번엔 대장암수술 성공

6남매 모두 생존한 장수집안

  • 입력 2016.02.02 00:00
  • 수정 2016.02.04 09:08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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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지난달 25일 실시… 4일 퇴원 예정

6남매 모두 생존… 김치ㆍ된장 등 발효음식 즐겨 먹어

최근 대장암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추득실(왼쪽) 할머니가 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성규(오른쪽) 교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의 V자를 그리며 환히 웃고 있다. 계명대동산병원 제공

평생 처음 병원에 입원한 106살 할머니가 대장암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한다.

초고령자들은 수술 과정의 마취나 회복이 더딘데다 수술 후 삶의 질이 낫다는 보장이 없어 잘 하지 않지만 이 할머니는 거뜬히 이겨내 주목을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성규 교수는 지난달 25일 올해 103살인 추득실(대구 서구 비산동) 할머니에 대한 우측 대장절제술을 복강경수술로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100세 이상 초고령자에 대한 암 수술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1910년생으로 올해 106살이 되는 추 할머니는 호적에는 3년 늦은 1913년생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평생 동안 큰 병 한번 앓은 적이 없고, 입원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추 할머니 속이 불편하고 혈변이 나오자 병원을 찾았고,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오름결장암’ 진단을 받았다. 백 교수팀은 지속적인 출혈과 함께 대장의 대부분이 막혀있어 그대로 두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장절제술을 시행했다. 70대보다 더 정정할 정도로 건강이 좋은 점도 수술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백 교수는 “고령 환자의 경우, 회복이 더디고 여러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법을 선택했다”며 “다행히 수술을 잘 견뎌냈고,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할머니는 집안 내력과 함께 낙천적인 성격, 제철 식품과 발효 음식을 즐겨 먹은 것이 장수비결이라고 밝혔다. 타고난 건강체질 탓인지 윗니 일부만 틀니이고 아랫니는 대부분 자연치 그대로이다. 틀니를 해 넣기 위해 치과에 몇 번 간 것 말고는 몸이 아파 병원신세를 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6남매의 장녀로 90대인 막내까지 모두 생존해 있다고 해 의료진들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남편과 일부 자녀들은 먼저 보내고 혼자 사는 추 할머니는 지금도 혼자 밥을 지어 먹을 정도로 건강하며, 남은 두 딸이 수시로 반찬거리 등을 챙겨 들러 빨래를 하는 등 챙기고 있다.

추 할머니는 “처음에는 나이가 많아 수술이 겁났는데, 잘 됐다고 하니 몸도 마음도 젊어진 기분”이라며 “평소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고 제철 채소와 생식, 발효 식품 위주의 식단이 장수 비결”이라고 밝혔다. 수술 후 경과가 좋아 2일 현재 식사와 목발 등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거동할 수 있을 정도이며, 4일쯤 퇴원할 예정이다.

백성규 교수팀은 2014년 40세 여성의 직장구불결장 이행부 암을 ‘단일공 로봇수술’로 성공하는 등 수술범위가 넓고 어려운 대장암 치료에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 같은 결과를 미국대장항문학회지와 국제의학 로봇수술 학술지 등에 잇따라 게재해 주목 받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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