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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기택시 인프라 구축도 없이 성급한 ‘부르릉~’

  • 입력 2016.02.01 00:00
  • 수정 2016.02.02 09:39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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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 시간과 충전 장소, 충전 후 주행거리 모두 골칫거리

대구시가 올해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보급사업을 추진 중인 전기택시.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전기택시 발대식을 하고도 배터리 충전소 등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택시 운행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평균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배터리 충전 시간과 충전 장소, 충전 후 주행거리 등은 장기적으로 전기택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20일 수성구 지산동 교통연수원에서 전기택시 시승식 행사를 열고 전기자동차 시대를 대외적으로 알렸다. 시는 올해 전기택시 50대, 일반 시민 승용차 200대 등 250대를 보급하는 등 2020년까지 2,000대의 전기자동차를 보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법인택시 회사들은 지난달 초 대당 3,000만원의 지원금을 시로부터 받아 각각 1, 2대의 전기택시를 구입, 42대가 시승식에 참가했다. 나머지 8대는 개인택시로 채워진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기택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LPG 연료에 비해 20% 정도에 불과한 전기요금이 들기 때문에 환경과 경영개선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달초에야 34개 택시차고지에 배터리 충전소 설치를 끝낼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전기택시 운행은 설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구에는 시청과 두류공원, 엑스코, 시지근린공원 4곳에 배터리 급속충전기가, 달서구청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 14곳에 완속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택시차고지에 설치 중인 충전기는 중속 34개, 완속 8개 등 모두 42개다.

이들 충전기의 충전시간을 보면 80% 충전기준으로 급속이 30분, 중속 1시간, 완속이 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납금에 쫒기는 택시기사들에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택시회사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5분 기다리는 것도 갑갑해하는 기사들이 충전시간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아야 전기택시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전기택시의 주행거리는 완전 충전 시 135㎞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100㎞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 하루 200㎞ 안팎으로 운전하는 기사들이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2, 3회는 충전해야 하지만 충전소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택시차고지 충전소 공동사용협약을 맺고 회사에 관계없이 전기를 충전토록 하고 8월까지 도심 40여 곳에 충전기 6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그런데도 전기택시 기사들은 배터리 충전 시 주행거리가 절대적으로 짧아 시외 장거리 운전이 힘들고, 야간에 집 근처에 주차할 경우 충전이 안되며, 히터와 에어콘 작동에 따른 전기 소모 등으로 충전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택시를 2대 도입한 C택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세컨드차 개념으로 전기자동차를 탈 경우에는 배터리 성능이 지금과 같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영업용 택시의 경우에는 미국의 테슬라 전기자동차처럼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00㎞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기자동차 배터리 가격은 1,300만원선으로 14만㎞ 주행(2년) 후에는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2년 후면 배터리 가격이 800만원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대구가 전기자동차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 투자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시행착오는 그때마다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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