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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고 이전설에 학부모들 화들짝

인근 부동산시장도 벌집 쑤신 듯 뒤숭숭

  • 입력 2016.01.21 00:00
  • 수정 2016.01.22 09:45
  • 기자명 정광진,,김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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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ㆍ학교 측 “사실무근… 현실적으로 불가능” 부인

지난해 다른 사립중ㆍ고 이전설 돌았으나 불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신중ㆍ고교 이전설이 돌면서 수성구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 특히 자녀를 경신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이사를 온 학부모들은 ‘멘붕’에 빠졌다.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인데도 2배가 넘는 전세를 주고 이사했는데 희망하던 학교가 떠날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소문은 이랬다. 전입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재단 측이 기존 학교 부지를 건설사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수성구 외곽 지역에 새로운 교지를 매입해 학교를 새로 짓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학교시설을 현대화하고 장학기금 등을 확충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소문은 경신중ㆍ고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처음엔 그냥 “이전을 추진한다”던 소문이 갈수록 구체화했고, 최근에는 이전시기와 장소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자녀가 진학하게 된 한 학부모는 “입학 결정이 난 뒤 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모임에서 한 교사가 ‘3년 내에 학교가 이전한다. 재학생과 이번 신입생은 졸업 때까지 지금 자리에서 다닐 수 있어 영향이 없다. 경우에 따라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고 했다”며 “덕원고 인근에 터를 닦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학부모뿐 아니라 학교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실 등에도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부동산시장도 들썩거렸다. 경신중고교가 이전하면 주변 아파트 시세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경신고 진학을 염두에 둔 학부모들은 방과후 및 주말 과외 걱정으로 밤잠을 설쳤다. 특히 경신중 입학을 염두에 둔 학부모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경신중 배정을 위해 매달 수십만 원을 주고 위장전입까지 해 온 마당에 학교가 떠나면 황망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경신중과 인근 고교 진학을 위해 배정 확률이 높다고 소문이 난 지역 단독주택에 방 한 칸을 월세 30만~40만 원에 임차해 책걸상과 옷장 등 실제 거주하는 것처럼 꾸며두는 일도 있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과 경신중고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학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전이 불가능하다”며 “여러 곳에서 문의를 하는데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대구시교육청도 고등학교는 몰라도 중학교 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수성구 지역에 그린벨트 이외에는 이전할 만한 곳이 드물고, 정부가 고교이전을 위해 그린벨트를 푼 적은 전국적으로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초ㆍ중학교는 제한적으로 허용하지만 이는 시교육청이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 부지는 현재 부지를 팔아 옮길만한 곳이 수성구에는 남아 있지 않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자체적으로 이전부지와 비용을 마련해 신청할 경우 고등학교는 몰라도 중학교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경신중이 이전하면 지금 그 주변의 초등생들의 중학교 배정 대란이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교육계와 부동산업계에선 지난해 이전설이 돌았던 수성구 내 특정 중고교와 함께 학교법인 측에서 내부적으로 이전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 일단 멈춤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나름 일부 부동산업체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고 교육청의 불허 방침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김강석기자 kimks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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