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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서 공부하는 꼬마들 외면할 못했죠"

  • 입력 2016.01.10 00:00
  • 수정 2016.01.11 11:02
  • 기자명 김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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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연합회 봉사단

캄보디아 오지에 학교 설립

한국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원들과 캄보디아 현지 어린이 등이 최근 준공한 어린이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꼬마들이 섭씨 40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공부하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한국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연합회가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오지마을로 손꼽히는 껌퐁톰시(市) 오쿤도 마을에 ‘평화어린이집’을 건립, 첫 수업을 했다.

36명으로 구성된 연합회 봉사단은 6~10일 현지를 방문, 마무리 공사를 돕고 첫 수업과 함께 어린이집 출범을 알렸다. 전국 법인어린이집 원장들로 구성된 연합회는 수년 전부터 오지 우물파기 등 국내외 봉사활동에 앞장서 왔다.

이 어린이집은 연합회 회원들의 성금 3,500만원을 밑천으로, 현지 인부 30여 명이 넉 달간 비지땀을 흘린 끝에 완공됐다. 현지에 도착한 회원들은 7일 직접 붓을 들고 어린이집 안팎에 하늘을 나는 기차와 사자, 호랑이 등 벽화를 그렸다. 동네 어린이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어린이집 출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고스란히 동네축제가 됐다. 이 마을 딩썸 이장은 “이웃마을 사람들도 어린이집을 보려고 단체로 구경온다”며 흐뭇해했다.

8일 오전10시(현지시각) 첫 수업 시간,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2시간 동안 수수깡으로 집과 동물 등을 만들고, ‘학교종이 울렸다’라는 우리 동요를 율동을 섞어 함께 부르기도 했다.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공책과 연필, 볼펜, 지우개, 필통 등 500만원 상당의 학용품과 생필품을 어린이들에게 건넸다. 이 곳에는 이날부터 오쿤도와 이웃 마을에 사는 어린이 2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회가 어린이집 건립지원에 나서게 된 것은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 변변한 교육시설이 없다는 딱한 사정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번 봉사단을 이끈 윤준수(50)씨는 “생활이 어렵다 보니 7, 8세만 되어도 하루 2달러도 되지 않는 돈을 벌기 위해 허드렛일에 내몰리기 일쑤”라며 “뜻있는 마을청년들이 틈날 때마다 이들을 모아 가르치지만, 야자수 그늘아래서 나무작대기를 연필로, 흙 바닥을 공책 삼아 공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물지원사업보다 비용이 7배는 더 들었지만 어린이집 원장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6개월 만에 모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껌퐁톰(캄보디아)= 글ㆍ사진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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