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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 딛고 의무기록사 수석 대구보건대 권은혜씨

  • 입력 2015.12.28 00:00
  • 수정 2015.12.29 09:13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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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혜씨. 대구보건대 제공

“학생 신분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걸 더없이 소중하게 느꼈습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던 대구보건대 권은혜(25)씨가 제32회 의무기록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 중독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급증발작으로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2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 권씨는 230점 만점에 203점을 획득, 4년제 대학 44개 등 112개 대학에서 응시한 2,763명 중 1등을 했다.

경북 경주여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권씨는 4년제 대학에 진학했지만 병이 심해지고 전공에 적성도 맞지 않아 2년 만에 자퇴했다. 당시 권씨는 길을 걷다 넘어지기 일쑤고, 하루에 잠을 12시간 자면서 식사를 10끼나 먹는 비정상적인 생활을 스스로도 견딜 수 없었다. 한 주에 몸무게가 6㎏이나 빠진 적도 있었다. 1년간 운동과 식이요법 등 자기관리로 몸을 추스린 권씨는 2012년 병원 행정에 관심을 갖고 대구보건대에 진학했으나 후유증으로 3학기 만에 다시 휴학했다.

권씨는 휴학 중 경주와 대구의 편의점과 마트, 식당 등에서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권씨는 “병을 앓고 아르바이트도 하다 보니 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고 회상했다. 병세를 회복한 권씨는 지난해 9월 복학해 2학년 2학기 때 평점 4.4점(4.5점 만점)으로 과 차석, 올해 3학년 1학기에는 4.45점으로 수석을 차지했다. 대학에서 국시를 대비해 시행한 모의고사에서는 5회 연속 1등이었다.

권씨는 “국시 공부를 늦게 시작해 수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병원 원무과에 취업한 후 가능하면 대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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