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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광고의 유별난 한글사랑

  • 입력 2015.10.21 00:00
  • 수정 2015.10.23 09:49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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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달 한글의 달 지정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행사

▲ 박운용(사진 중앙) 교장이 한글학자 김슬옹의 ‘세종, 한글로 세상을 바꾸다’를 든 학생들과 함께 한글 사랑 서약 게시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성광고가 10월 한 달을 ‘한글의 달’로 정하고 ‘한글 꽃피다’를 주제로 다양한 한글사랑 이벤트를 열어 주목 받고 있다. 박운용(59) 교장이 앞장서서 2013년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부활한 이후 한글 사랑 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에 현관에서 펼쳐진 ‘고운 입! 맛있는 입!’ 행사는 ‘한글 꽃피다’ 축제의 백미였다. 학생들은 포스트잇과 스티커 등에 한글 사랑을 서약하는 내용을 적어 임시 게시판에 붙인 뒤 학교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샌드위치는 박 교장과 국어과 교사 10여 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계란과 햄을 직접 구워서 만들었다. 180개의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들어간 식빵과 햄은 박 교장이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이근호(2학년) 군은 “앞치마를 두르고 계란을 굽는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에 감명받았다”며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려고 노력해야겠단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3, 14일 점심시간엔 한글 사랑 티셔츠 만들기 이벤트도 가졌다. 학생들이 가져온 티셔츠에 ‘한글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손글씨)를 새겼다. 글씨는 ‘쓰임새 캘리그라피’의 김형균 작가가 재능기부로 제작했다. 행사를 담당한 정반석(29)교사는 “아이들이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 프린팅하는 작업을 통해서 한글 사랑에 직접 동참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대미는 11월 하순으로 예정된 우리말 사랑 강연이다. 아름다운 우리말 쓰기로 유명한 국내 시인들 중에 1명을 강사로 섭외할 계획이다. 정반석 교사는 “염두에 두고 있는 시인의 일정이 빠듯하지만 모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말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곧 인격이 된다”며 “한글 사랑 축제를 통해서 외래어와 축약어, 외계어에 오염된 언어 습관을 정화하고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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