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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서 유의해야 할 점

윤일현 교육칼럼

  • 입력 2015.10.01 00:00
  • 수정 2015.10.05 11:10
  • 기자명 윤일현 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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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고사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어느 신문에서 수험생들이 ‘내신, 수능, 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갇혀 신음한다고 썼다. 필자는 즉시 반박하는 글을 썼다. 내신, 수능, 논술을 따로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공부의 본질을 모른다. 이 셋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유기체다. 학교수업에 충실하면 내신 성적이 좋고, 내신 성적을 잘 받으면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으며, 내신과 수능 성적이 좋으면 논술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셋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왜곡하여 수험생과 학부모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전에 어느 언론은 수험생들이 ‘내신(학생부 교과), 입학사정관(학생부 종합), 수능. 논술, 스펙 쌓기’라는 죽음의 오각형에 갇혀 허덕인다고 썼다. 이 역시 공부의 실상을 모르는 사실 왜곡이다. 이 말이 유포되는 순간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공포 행상인들은 놓치지 않고이 틈을 파고든다.


전문직종의 사람들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누구나 ‘공포 행상인’이 될 수 있다. 환자에게 있을 수 있는 온갖 나쁜 것들을 나열하며 과잉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게 하는 의사, 알아들을 수 없는 법률 용어로 막대한 불이익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려는 변호사, 판매 부수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날마다 새로운 공포를 선전하고 불안을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 매체 종사자, 사실과 허구를 뒤섞어 장차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곧 닥칠 재난으로 포장해 유권자를 겁주어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 사이비 입시 컨설팅업자 등 우리 사회에는 무수한 공포 행상인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개 단호하고 단정적인 어조로 고객을단숨에 압도하는 화술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배리 글래스너는 그의 저서 ‘공포의 문화’에서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공포가 실제로는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분석했다. 그는 ‘공포와 불안’을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려는 ‘공포 행상인’들이 즐겨 쓰는 수법을 폭로하며, 공포와 불안을 확대하여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사기꾼들을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이들은 작은 위험을 크게 보이게 하고, 통계 수치를 비틀어 진실을 왜곡하며,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례를 일반적인 것으로 과장한다. 우리는 과장된 공포와 불안이 우리 자신을 파괴하기 전에 그런 공포를 차분히 분석하고 검토하며 의심해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뽑든 기본에 충실하고 실력 있는 학생이 손해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스펙 몇 개 만들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쓸데없는 말들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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