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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라면 독도는 빼앗기게 됩니다

‘다케시마의 날’을 맞은 독도 단상

  • 입력 2014.02.04 00:00
  • 수정 2015.08.18 13:04
  • 기자명 유명상 한국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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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독도 운동하냐?”
7년 전 제가 ‘독도 바르게 알고 사랑하기 운동’을 시작하자, 친한 지인들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제게 던진
말입니다. 그 말이 제게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단체들의 그릇된 독도운동에 대한 일침으로 들렸습니다.
 2월22일 소위 ‘다케시마의 날’을 즈음해 다시 초심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하
겠지만 저는 이 상태로 두면 일본에게 독도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독도 도발은 제가 우려하고 예상했던 그대로입니다. 교묘하고도 치밀한 그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섬뜩할 정도로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사례만 봐도 그렇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서울과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국 특파원 백여 명을 일본으로
초청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홍보한 데이어 중국어와 프랑스어 등 9개 언어로 제작된 독도 동영상을 만
들어 배포했습니다. 그들은 “17세기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확립했고,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지만 한국이 일방적으로 이승만 라인을 설정하고 독도를 불법 점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최근 고교 선택과목인 일본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가 하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교과지침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시마네현이 제정해 매년 기념식을 갖는 소위 ‘다케시마의 날’에 아베 총리를 초청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가관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본은 이제부터 공공연하게 독도 도발을 수시로 자행할 것이며 머잖아 무력 도발 발언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너무 치밀하고 한국은 너무 허술하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이러한 행보가 결코 우발적이거나 일시적인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본의 지배층은 오래 전부터 이 모든 수순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1945년 패전한 직후부터 단 한 번도 독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치밀한 계획 아래 차근차근 침탈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특히 해외 홍보 활동을 은밀하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우리가 ‘당연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며 ‘실
효적 지배론’을 내세워 조용한 외교를 펼치는 사이 일본인들은 전 세계에 나가 자신들의 ‘견해’를 진실인 것
처럼 퍼트리고 다녔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억지처럼 보이는 그들의 주장들이 세계 지식층들 상당수는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무주지 선점’을 비롯해 다양한 그들의 역사 논리들이 전문가가 아니면 그 허구성을 지적할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무장돼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독도 전문가 한 분이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했는데 미국인 한명이 일어서서 “일본은 독
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려고 하는데 한국은 왜 회피하느냐?”는 요지의 질문을 하더랍니다. 우리로서는 기가 차는 질문이지만 일본은 그만큼 국제 사회에 나가 자국의 논리를 홍보한 것입니다.
 우린 무엇을 했는가요. 물론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우리 국민 중에 독도를 사랑하지 않는 사
람은 없습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망언을 쏟아놓을 때마다 분개하고 그들의 역사의식을 질타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정부는 그동안 줄곧 독도를 우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실효적 지배론’을 내세워 그냥 조용히 가만히 있어야한다는 입장만 고수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박진완 경북대 법대 교수는 지난해 독도학술토론회에서 “독도 문제는 국제 재판기관에 가서 사법적 판결을 구하는 것 같은 일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옳지만 “손 놓고 있어서도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상대성의 본질’을 들어 “한때 일부 국제법에 관한 기초적 소양이 결여된 사람들이 ‘독도에 대한 현실적 점유를 확보하고 있는 한 독도 영유권은 국제법적으로 확정적인 상태’라는 믿음을 전파시킨 적이 있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며 국제법상의 권리인 ‘상대성의 본질’을 들어 ”경쟁국가의 계속적인 항의와 대항적인 영토주장을 묵인하면 아무리 완벽하게 성립된 영토주권도 결국은 소멸되거나 부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의 망언에 시위를 벌여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비치게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독도, 외치지만 말고 우선 바르게 알아야
 우리에겐 우리가 잘 모르는 부끄러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독도를 사랑하지만 독도를 잘 모른다는 현실
입니다.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도 “억지 부린다”고만 말할 뿐 그들의 논리를 논박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
뭅니다. 그저 독도를 외치는 수준에서 그치고 맙니다. 최근 방공식별구역으로 논란이 됐던 이어도 분쟁의 역사적 규명과정에서 어이없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적이 있습니다. 해방직후 영토분할논의를 위해 미국 측이 한국대사관에 “독도가 코리아 영토라는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했지만 당시 우리 대사관측은 “자료가 없다”고 답변, 독도분쟁의 씨앗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허술한 논리를 파고드는 한국인이라면 겁을 내겠지만 그저 외치기만 하는 이
들은 오히려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들의 속셈인 국제 사회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비치게 하는데 도움이 되니까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도를 외치는데서 한 발짝 나아가 독도를 공부하고 즐겨야 합니다. 온
국민이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독도를 아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국제 사회에 나가 “독도가 왜 한국
땅인지”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의 교활하고 주도면밀한 독도 침탈 전략을 이기는 방법은 온 국민이 독도 전문가가 되는 것밖에 없습니다. 특히 해외에 나가 공부하는 유학생이나 연구자들이라면 반드시 수행해야할 과제이기도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처럼 역사적 사실과 근거 등에 대해 세세하게 알아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일본의 속셈이 무엇이고 그들의 허구성에 대해서만큼은 개략적으로 알고 그들의 전략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독도 바르게 알고 사랑하기운동으로 전 국민이 하나되길
 독도를 공부하는 것은 독도 바르게 알기 운동본부가 추구하는 근본취지이자 목적입니다. 온 국민이 독도
를 바르게 알고 국제 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면 일본의 전략이 아무리 치밀해도 결코 독도를 빼앗을 수 없습
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 그들은 거짓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진실을 명백하게 밝힐 수 없다
면 결국 거짓말이 이기고 만다는 것입니다.
 독도 바르게 알기 운동본부는 올해 독도 바르게 알기 운동을 전국화 할 계획입니다. 학교 기업 단체 등과
MOU 체결을 통해 참가 단체를 크게 늘릴 생각입니다. 이 운동의 취지와 목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입니다. 대규모 독도콘서트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종 황제가 독도 영유권을 선포한 10월 25일을 기념해 10월 한 달 동안은 전국에 이 운동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펄럭이게 할 계획이며 특히 10월 25일 하루 동안 에는 전 국민이 독도사랑티셔츠를 입고 독도를 공부하는 ‘독도 사랑의 날’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붉은 티셔츠가 전국을 휩쓸었던 2002년 월드컵 때처럼 10월 25일에 온 국민이 독도사랑티셔츠를 입고 하
나가 된다면 일본은 지금처럼 마음대로 망언을 쏟아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전 세계인이 우리의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독도 바르게 알기 운동이 독도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끌어내고 온 국민이 독도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다시 한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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