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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동양최대' 판타시온리조트

  • 입력 2015.08.13 00:00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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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짜리 영주 판타시온리조트, 9회 유찰 끝에 92억원에 낙찰

우선배당 임금·세금이 70억원… 유치권·추가공사비 등 미래도 불투명

건설 중에 사업시행사의 부도로 7년간 방치돼 온 경북 영주시 판타시온리조트가 최근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맞았지만 정상화까지에는 첩첩산중이다. 공정률 80%에서 부도가 나는 바람에 추가공사비가 필요하고, 공사대금 등을 받지 못해 현장을 점유하고 있는 유치권(留置權)자 등을 해결하는데 700억원 이상 필요할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최초 감정가 1,424억원으로 경매가 시작된 판타시온리조트는 최근 10차 경매에서 최저가(57억원)의 1.6배인 92억원에 부동산경매전문업체를 앞세운 S랜드에 낙찰됐다. 경매가가 최초 감정가의 6.5%에 불과한 것은 남은 공사가 많은데다 유치권 등 경매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리조트시설 중 주차장부지(1만6,181㎡)는 별도의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고, 리조트의 핵심인 26종의 물놀이시설은 설비업체가 채권을 확보하고 있어 제외됐다.

이에 따라 하도급업체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견상 채무는 유치권과 물놀이시설을 제외하고도 643억원. 이 중 우선변제 대상인 임금과 세금이 70억원이 넘어 하도급업체들은 법원에서 남은 20억여원으로 나눠가져야 한다.

낙찰 받은 S랜드 또한 경매대리업체가 급조한 신설법인으로 알려져 추가 보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3개사가 행사중인 유치권 규모가 200여억원에 이르는 점도 정상화의 걸림돌이다. 유치권은 낙찰가와 별개로, 낙찰대금과 별도로 보상해야 한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치권을 행사중인 23개사 중 11개사 관계자는 지난 12일 판타시온리조트 건설현장에서 모임을 갖고 “낙찰업체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보상협의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는 소문에 따라 최악의 경우 소송도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법인등기부상 ㈜S랜드는 자본금 1억원에 영주시의 한 요양병원과 같은 번지에 주소를 두고 있다. 사업목적은 부동산개발, 종합휴양 관광개발 등으로 6월3일 설립됐다. 경매 대리업체 대표도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유치권 업체 A(49) 씨는 “대기업이나 전문업체 등 자본력을 갖춘 업체가 낙찰 받아 채권도 해결하고 사업을 정상화 시켜 주길 기대했는데 물거품이 된 것 같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매 대리업체 대표는 경매 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입찰에 응했다”며 정상화 뜻을 밝혔고 영주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S랜드와 접촉해 공사재개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낙찰업체가 유치권 등 각종 걸림돌을 제거한 뒤 웃돈을 받고 실제 운영희망업체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도급업체들이 법적 배당 이외의 추가보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판타시온 리조트는 영주시 아지동 23만여㎡에 물놀이시설과 콘도미니엄 등 ‘동양최대’ 규모의 리조트 조성을 내걸고 1,800억원을 투자했으나 공정률 80%에서 2008년, 2011년 2차례 부도를 냈다. 영주시도 지역 관광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대하고 개발촉진지구 지정, 진입로 확포장 등 기반시설을 지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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