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한 경북 경산시청 김모(54ㆍ5급)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최병국 경산시장의 비리 관련 문건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외견상 김씨의 유서와 필체가 비슷해 보이나 김씨가 직접 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가 친구 오모씨에게 남겼다는 A4용지 한 장짜리 문건에는 경산시청 A과장이 올해 초 최 시장 딸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B계장은 개인 돈 3,000만원을 업무추진비조로 최 시장에게 전달했고, 후임 계장도 같은 방법으로 업무추진비를 대납했으나 아직까지 해결(개인부채상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하지 못했지만 다른 팀장으로 승진했으며, 국장 승진 대상인 D씨를 대신해 관내 업자 E씨가 승진요구와 함께 수천만원을 시장 집무실에서 시장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김씨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나에 대해 뭔가를 알아보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문건에 이름이 오른 당사자들에게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오씨는 김씨가 검찰 수사를 받은 뒤 가장 많은 통화를 한 인물로 숨지기 전 “(내가 죽은 뒤) 경산시장이 가족의 뒤를 봐주지 않으면 문서를 공개하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의 유서에는 “최병국 시장님 힘 내십시오”라는 말이 있는 등 이번 문건과 거의 정반대의 내용이 들어 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