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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김유승 초대 이사장

  • 입력 2011.04.10 00:00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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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먼저 대구 찾게 하겠습니다""막아도 오게 할 독보적 기술·인력 확보 필수"뇌과학연구소 유치·연구중심병원 설립 추진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는 앞으로 대구를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산업의 총아다. 2038년까지 30년간 4조7,000여억원의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들어간다. 신약 16개, 첨단의료기기 18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생산증가 82조원, 고용창출 38만명 등 천문학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단지 조성과 운영을 책임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하다.


지난달 취임한 김유승 초대 이사장은 첨복단지를 "의료산업을 대구에 집중시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차세대 먹거리 찾기의 중책을 맡은 김 이사장을 만나 재단의 성격과 첨복단지의 미래, 궁극적으로 경제활성화를 위한 과제 등을 들어 보았다.

_첨단의료복합단지, 정확하게 무슨 뜻인가.

 

"우리나라의 취약한 의료분야 연구개발과 임상연구, 제품시험, 개발 등과 관련한 각종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아이디어만으로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종합연구공간을 말한다."

 

_초대 이사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크다.

 

"처음엔 별 느낌이 없었다. 지금은 엄청난 부담이 된다. 첨복단지가 마치 당장 돈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마구 생기는 것이 아닌데. 며칠간 밤잠을 설친 끝에 술도 끊고, 일에 전념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떠날 때 스스로 후회 없도록 하겠다."

 

_첨복단지에 대해 지역민들의 오해는 무엇인가.

 

"오송은 58개인데 대구는 6개밖에 유치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기업 유치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이는 성급한 생각이다. 초보자가 값비싼 브랜드 옷이나 신발만 찾고, 굴지의 기업이 스폰서로 나서지 않는다고 불평해서 되겠나. 기업이 찾을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는데. 여건이 되면 저절로 들어온다. 그 만큼 대구경북이 절실하기 때문이겠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_기업유치가 어려운 이유는.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송은 식약청 등 국가기관이 6개나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대구가 월등하다. 하지만 아직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할 준비가 안 돼 있다. 기술 장비 인재 그 어느 것도 없다. 우리만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재단의 몫이다. 대구에서 얻을 것이 있다고 여기면 땅값이 1,000만원이라도 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50만원이라도 떠난다. 요즘 대부분 제약사들이 서울로 서울로 가지 않나."

 

_재단의 구성과 역할은.

 

"신약개발지원,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 실험동물, 임상시험 신약생산 4개의 센터가 핵심이다. 2013년까지 300명, 2017년까지 500명 가량의 인원으로 구성되며 70∼80%가 연구원이다. 4개 센터는 2013년 5월이면 완공한다. 초기에는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에 필요한 전(前)임상시험과 임상시험1단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복제약 동등성시험 등을 대행할 것이다. 자체적으로 초기에는 신약후보물질 찾기부터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국내외 기업을 끌어 들일 환경을 구축한다."

 

_임상시험 신약생산센터는 당장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임상시험에 필요한 약품을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우선은 그 물량을 수주할 계획이다."

 

_재단 운영의 기본 방향은.

 

"구체적인 연구는 4개 센터장들이 진두지휘 할 것이다. 정부가 설립을 추진중인 뇌과학연구소를 유치해 뇌과학연구의 메카로 만들 생각이다. 우울증 불면증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올인 했으면 한다."

 

_연구병원은 왜 필요한가.

 

"카이스트나 포스텍 등 연구중심 대학의 최대 소원이 의대와 부속병원을 갖는 것이다. 연구중심 병원이 있으면 연구결과를 복잡한 절차를 거쳐 다른 병원에 의뢰하지 않아도 된다. 연구중심 병원 운영은 50%는 각종 프로젝트 수행으로, 25%는 진료,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연구병원이 있어야 노벨상도 나올 수 있다."

 

_첨복단지 활성화를 위한 우수인력 확보 방안은.

 

"미국 샌디에이고 근교에 1974년 바이오테크놀러지 연구가 주력인 무명의 스크립스 연구소가 이전했다. 이전 당시 그곳엔 인재가 별로 없었다. 1980년대 시내로 옮겼고, UC샌디에이고 출신 인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훌륭한 연구성과가 나오면서 노바티스 화이자 존슨앤존슨 등 세계적인 제약사가, 이어 벤처기업들이 구름처럼 몰려갔다. 이젠 세계적인 연구클러스터로 인정받고 있다. 디지스트 등 지역 대학과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연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인재양성에 협력하겠다. 당장은 어려워도 병역특례요원 선발이 가능토록 노력하겠다."

 

_의료분야에 있어서 대구의 장단점은.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와 대구한의대까지 대구시내에만 5개의 대학병원이 있다. 하지만 특징이 없다. 주특기가 없다. 경북대병원의 모발이식은 전국적으로 알아주지만. 아산병원은 심장, 화상은 한림대병원, 안과는 성모병원, 경희대병원 정형외과처럼 저마다 특기를 가져야 한다. 삼성병원처럼 깨끗한 환경이나 서비스도 경쟁력이다. 메디시티도 그래야 성공한다."

 

 

 

 

● 약력

1949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몬테나주립대 이학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ㆍ책임연구원

KIST 원장

KIST 생체과학연구본부 석좌연구원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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