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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닉 푸드(ethnic food)

박진환의 미식예찬

  • 입력 2015.07.17 00:00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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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닉 푸드란 이국적인 분위기의 제3세계 고유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에스닉(ethnic)은 ‘민족적인, 이교도의’를 뜻하는 단어로 특히 소수민족을 가리킨다. 에스닉 푸드는 주로 동남아, 아프리카, 중근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몽고 등지의 전통음식이다. 요즘에는 모로코,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등 다소 낯선 세계의 음식까지 포함하는데, 한식도 에스닉 푸드로 평가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베트남 쌀국수, 인도 커리, 태국 톰얌꿍, 상하이 스타일 덤플링, 스시리또(Sushiritto)라고 불리는 스시와 브리또를 합한 것, 스시타코, 케밥, 또르띠아(Tortilas), 모로코의 쿠스쿠스(Couscous)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에스닉 푸드를 크게 4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멕시칸(히스패닉) 음식, 아시아 음식, 인도 음식, 그리고 캐리비안ㆍ중동ㆍ하와이ㆍ동유럽 등 기타 음식으로 나눈다. 이들 음식은 이국적인 채소를 비롯한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사용해 웰빙요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0년대부터 에스닉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웰빙 열풍과 다양한 해외 경험 덕분에다 다양한 국적의 이민인구의 유입으로 이국의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에스닉 푸드는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스낵 또는 에피타이저 형태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데다 어느 곳에서나 접할 수 있는 푸드 트럭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프리-메이드(pre-made)의 편리성 그리고 웰빙ㆍ헬스 음식이라는 콘셉트가 인기의 비결이다.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전반적인 외식비용은 줄이면서도 식사를 통한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비스트로(Bistro)’에서 에스닉 요리를 메뉴에 올린 것이다. 또 구르메 델리(Goumet Deli) 형태의 퀵서비스 레스트랑에서 개성적이면서도 비교적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에스닉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온종일 아침식사 메뉴를 제공하는 전일식사 카페(All Day Breakfast Cafe)에서도 에스닉의 단품요리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세트상품을 팔고 있는데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제 에스닉 푸드는 별미라는 개념을 넘어 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가정 내에서 에스닉 식품이 메인 메뉴로 부상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4%가 이미 한 달에 한번은 가정 내에서 에스닉 푸드를 요리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에스닉 요리를 준비할 때 에스닉 소스 및 성분이 들어간 조미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또 응답자의 28%는 평소에 서너 가지의 에스닉 요리를 즐기고, 집에서나 레스트랑에서 정기적으로 에스닉 요리를 즐긴다고 응답했다.
 18-24세 사이 연령대의 응답자들 중 91%가 최근 한 달 이내에 에스닉 푸드를 먹은 적이 있다고 응답해 젊은 층의 에스닉 푸드에 대한 호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에스닉 푸드 시장의 규모는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에스닉 푸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04년부터 에스닉 푸드 시장이 크게 늘어나 매출 규모는 22억 달러에 달했고, 2010-2014년 동안에는 20%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세계 에스닉 푸드 시장에서 멕시코 음식의 시장점유율은 62%. 다음으로 인도 음식이 35%, 아시아 음식이 11%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에스닉 푸드는 자연과 조화하고 순응하는 음식이다. 인간과 자연의 일체감 속에서 아직 서구화되지 않은 소수민족들이 지니고 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다. 변화하는 자연과 서구화된 생활 방식 속에서 자연의 감성에 회귀하고 싶은 바람과 요구는 더욱 커진다. 에스닉 푸드는 이런 요구에 맞춰 ‘자연과 호흡하고 자연에 속한 인간을 재발견’하려는 현대 인간에 가장 적합한 라이프 스타일의 음식문화이다.
 메뉴의 구성 또한 독특한 그 민족만의 음식문화에 중점을 둔 것들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직장 내 구조조정으로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건강하고 빠른 식사’라는 문화가 급속하게 확산 되고 있다. 혼자 하는 식사가 늘어나면서 에피타이저, 디저트 등이 포함된 전통적인 코스요리로 식사하는 가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좀 더 빠른 소비로 이어지는 식사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에스닉 푸드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대학교 겸임교수
음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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