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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행복을 찾는 달입니다

  • 입력 2015.05.13 00:00
  • 수정 2015.12.03 15:17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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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엉말(정말) 반갑다!”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빈말입니다. 10년~20년 만에 만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눌 때 흔히 쓰는 말이지만 사실 말하는 만큼 넘치도록 반갑
지는 않습니다. 과거에는 친했다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는 사이 많이
변하는 까닭입니다. 과거의 모습이 남아있을 뿐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아 처음 만나는 사람보다 ‘조금’ 나은 정도에 그
칠 때가 많습니다.
가장 특별한 인연, 가족
우리는 진정 반가운 사람에게는 좀체 ‘반갑다’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늘 보는 직장동료나 이웃들, 그리고 가족들입니다. 이웃이나 직장 동
료는 좀 낫습니다. 안부도 건네고 “밥 한끼 먹자”는 인사를 건넵니다.
정작 제일 ‘반가운’ 가족은 데면데면하기 일쑤입니다. 어느 날 아침 가
족 중 누군가를 못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매일 보는 가족
은 세상에 제일 반가운 사람입니다.
옛 성현들은 가족과 ‘특별한 관계’를 맺기를 충고합니다. 당연한 듯하
면서도 듣고 보면 따져보면 뜻이 심오합니다. 맹자는 혹시 아버지가 잘
못한 일이 있으면 임금 자리라도 던져버리고 아버지를 업고 도망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와도 잘잘못을 따지려드는 요즘 세태
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형제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맹자는 형제 관계에서도 지나치게 지조
를 내세우는 진중자를 두고 지렁이 같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형제 사
이에는 잘못한 일이 있어도 너그럽게 용서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우
선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가족은 가까이 있기 때문에 편하고, 편한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하고 일
쑤입니다. 대부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원수 사이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화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옛 성현
들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충고한 이
유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꿈은 모두 달라도, 행복의 조건은 한 가지
사람들은 저마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만 명이라면
목표도 만 가지일 것입니다. 저마다 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행복’의 비결은 어떨까요. ‘행복해지기 위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곰곰이 따져보면 결국 가족입니다. 만 명에게 물어도 답은 한결같을 것
입니다. 가족을 잃거나 가족과 관계가 틀어지면 어떤 것으로도 그 빈
구석을 채울 수 없습니다.
“정말 반갑다”, 그리고 “밥 한 끼 하자”는 말을 가족에게 제일 먼저 건
네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오늘’까지 편안하시고 형제들이 ‘어제
처럼’ 무사히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어
딨을까요.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슬픈 일
은 없을 것입니다.

유명상(대구한국일보 본부장)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족들끼리 먼
데 있는 친구를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처
럼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
까요. 너무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행복은 먼 데 있지 않
습니다. 얼굴을 마주할 가족이 있고 그들
과 함께 식사하고 웃으며 대화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5월은 그 ‘쉬운’ 행
복을 좀 더 적극적으로 누리는 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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